시간제 일자리, 알바인가 정규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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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바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인가, 신개념의 정규직인가?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면서 반듯한 양질의 일자리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여전하다.

당장 오는 26일 열리는 시간제 채용 박람회만 하더라도 모집 직종은 콜센터나 매장관리 등 단순 보조업무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이번 박람회에서 신한은행이 뽑는 200명 전원은 은행창구 텔러 직군이며 포스코는 판매서비스, 홍보안내, 행정지원, 시설관리 직군에서 1000명을 모집하는 식이다.

정부가 시간제 공무원과 교사를 늘리겠다면서 이들의 겸직 허용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시간제가 결코 좋은 일자리가 아님을 반증한다.

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시간제 공무원들은 투 잡(two job)을 하든 뭘 하든 알아서 자구책을 찾으라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이런 정도인데 다른 일반 시간제 일자리야 오죽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물론 정부의 말처럼 정규직화된 시간제 일자리는 기존 계약직에 비해 다소나마 개선된 것으로, 경력 단절 여성이나 중장년 재취업 희망자에겐 꽤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바로 이런 한계점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의 고용창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고용률 70%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우리 사회의 절박한 문제인 청년실업 해소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제 일자리는 이제 겨우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고용시장을 또다시 왜곡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특히 기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 시정과 근로조건 개선 노력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 한인상 입법조사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를 신규 채용하는 ‘채용형’이 아닌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바꾸는 ‘전환형’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시간제 근로의 비중이 높은 영국이나 네덜란드의 경우는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상호 전환을 자유롭게 하는 선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시간제 일자리도 전일제에 비해 근무시간만 적을 뿐 업무 분야나 처우 수준 등 질적인 면에선 차이나 차별을 없앴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책에 있어서 단계적 시행을 선호해온 정부가 이번 시간제 일자리만큼은 공공과 민간에서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도 뭔가 단기 성과에 급급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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