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수 시간 뒤 22명으로 집계됐던 사망자는 이틀이 지난 현재 모두 52명으로 불어났다.
중국 내에서는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지진 재난을 빼면 50명이 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원유 유출 이후 7시간동안 대피령조차 내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번 사건이 임기 2년째를 맞는 중국의 새 지도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망자 최소 52명…실종자 11명
24일 신화통신과 경화시보 등에 따르면 사고현장 주변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최소 52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실종자도 11명에 이르고 입원환자 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않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사고현장 부근에 있는 병원 세 곳에서는 부상자 120명을 수술했다. 중국 매체들은 "개흉,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이 24명이며 봉합수술을 받은 사람이 96명"이라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사고 부상자는 166명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한국 교민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보건당국은 의료인력이 부족해지자 베이징시 등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력 114명을 칭다오로 긴급 파견했다.
이번 폭발사고로 친황다오로, 류공다오로, 자이탕다오로, 창싱다오로, 저우산다오로 등 여러 곳의 도로가 크게 파손됐다. 한 운전기사는 도로균열이 1.5㎞ 이상 뻗어 있는 곳도 봤다고 말했다.
5㎞가 넘는 배수관이 큰 충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수도관, 난관공급로, 가스관 등도 모두 큰 영향을 받았다.
원유가 인근 바다로 흘러들어가 약 1만㎡ 정도의 해역이 오염됐지만 현재는 대부분 수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 당국은 이번 사고 과정에서 주민 1만8천여명을 소개했다.
◇"원유가 배수로에 흘러들면서 폭발"
사고는 지난 22일 오전 2시40분께 원유수송관에 균열이 생겨 원유가 흘러나왔고, 이 원유가 다시 빗물 배수로를 타고 2㎞ 밖에 있는 바다로 유출되면서 시작됐다.
원유 유출이 발생한 지 7시간 뒤인 오전 10시30분께 700m 정도의 거리를 사이에 둔 두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작업자들이 원유가 유출된 빗물 배수로와 원유 수송로에 대해 수리작업을 진행하던 때였다.
폭발 지점과 주변도로가 엄청난 충격으로 파손됐고 도로 위에 있는 차량들도 완전히 뒤집혔다. 해안가로 흘러든 원유에도 불이 붙었다.
중국 매체들은 아직 폭발 원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초 중국 언론은 22일 오전 10시30분께 칭다오 개발구의 저우산다오로와 류공다오로 부근에 있는 궈훠(國貨)백화점 북측 송유관에서 유출된 원유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현재 원유수송로는 안전하게 폐쇄됐으며 사고현장에서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7시간 동안 대피명령 없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사고발생 직후 관계기관에 '중요지시'를 내리고 "실종·사상자 구조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국무원도 사고조사반 편성해 사건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송유시설을 관리하는 중국석유화학 푸청위(傅成玉)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그동안 관리 미흡 등으로 송유시설과 관련한 크고 작은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송유시설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광둥(廣東)성에서는 지난 1월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중국석유화학 송유관이 파열돼 다량의 원유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0년 7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도 송유관 폭발사고로 원유가 유출돼 450㎢의 해상이 오염되면서 2억2천300만 위안(약 406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원유유출에서 폭발까지 7시간동안 주민들에 대해 아무런 대피령이 없었고 평소에도 송유시설과 관련해 주민들에 대한 안전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중국당국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