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중근의사 기념비 설치사업 이미 착수"

외교소식통 "세세한 사업계획은 한국정부도 아직 몰라"

안중근 의사의 기념 표지석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역에 설치하는 한중 양국의 사업계획에 대해 일본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미 관련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외교현안에 밝은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24일 "(안 의사 기념 표지석 설치 사업을) 중국이 자체적으로 이미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만 세부적인 추진계획은 아직 한국 측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안 의사 기념 표지석 설치문제 등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사의를 표한 것은 중국이 이미 관련 사업에 착수한 점을 염두에 둔 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정부는 지난 19일 안 의사는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저명한 항일의사로 외국인 기념시설 규정에 따라 기념 표지석 설치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사업 추진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정부가 관련 사업을 이미 시작했다고 해도 아직은 기념표지석 설계작업 등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최근 하얼빈역에서 안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지점과 귀빈실 쪽에 두 개의 가림막이 설치된 것이 목격됐다는 주장이 나와 표지석 설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23일 현재 저격지점에 설치된 가림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만약 가림막이 설치됐다가 철거된 것이라면 기념표지석 설계작업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헤이룽장성 소식통들은 안 의사 기념비 설치사업은 한중 중앙정부 간에 추진되는 사업으로 복잡한 협의 과정이 필요한데다,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할 때 하얼빈의 대표적 축제인 빙등제(氷燈祭) 등이 포함된 겨울철 관광 성수기가 지나야 가시화될 것으로 점쳤다.

베이징 소식통은 그러나 "기념표지석을 어떤 식으로 설치할지는 중국이 결정하는 것으로 한국과 상의할 의무는 없다"며 중국이 사업 진행상황을 세세하게 한국에 설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 의사 기념표지석 설치사업은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가 한중 양국민이 공히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안 의사 의거 현장에 기념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시 주석이 유관기관에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응답하면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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