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 내란음모 사건 제보자, 오락가락 진술

변호인단 반대신문에 허점 드러낸 제보자 '진술'

구속되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을 국정원에 제보한 이모 씨가 변호인단의 반대 신문에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등에 대해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22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제7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국정원과 검찰에서 진술한 이 씨의 증언을 토대로 RO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변호인단은 "RO는 보통명사로서 NL계열 운동가 조직이다, 특정 조직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었고 이 씨는 "그렇지 않다. 지휘성원 도모 씨로부터 RO는 혁명조직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그러자 "RO는 운동가와 활동가들의 일정한 모임체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특별한 조직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며 이 씨는 RO의 행동강령도 모르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변호인단은 또 이 씨가 2004년 12월 도 씨와 함께 떠난 강원도 원주 1박2일 여행에서 정식으로 RO 가입식을 갖고 조직원이 됐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변호인단은 이 씨가 국정원 조서에서 RO의 가입절차로 '본인 동의, 조직원 2명 이상의 추천, 상부 보고 후 승인, 자기소개서와 결의서 작성, 최종 승인'이라는 진술을 했음에도 도 씨에게 가입의사를 밝힌 점이 없다는 증언을 한 것에 대해 긴 시간을 할애해 따졌다.

이 씨는 "RO 가입의사를 먼저 밝힌 적은 없으나 도 씨가 보증했고 혁명의 한 길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결의가 전달돼 예외적으로 약식 가입이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가입식 이후 민박집에 다시 간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다시 가지 않았다"고 했다가 변호인단이 국정원이 찍은 해당 민박집 사진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지난 5월 30일 국정원과 함께 가서 찍은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세포 모임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2003년부터 세포모임을 했다고 하는 데 상위조직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 씨는 이와 관련해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학습했던 주제가 '당세포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노작(勞作)이었다. 이러다보니 이런 모임이 수원, 경기도, 전국 등에 많이 있고 상위조직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라고 추측성 답변을 내놓았다.

변호인단은 이와 함께 이 씨의 당구장 개업 자금 마련 과정, 범죄 전력 등을 신문하며 국정원에 매수당해 '프락치' 활동을 한 것은 아니냐고 몰아 붙였다.

변호인단은 "2009년 9월 3억5,000만 원의 아파트 대출을 시작으로 2010년 당구장 개업(2억5,000만 원), 아내의 직장 퇴사, 장인 병원 입원, 증인의 당뇨병 치료 등으로 어렵지 않았느냐"며 "윤모 씨와의 금전 거래는 없었느냐"고 물었다.

이 씨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당구장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윤 씨에게 빌린 돈은 다음 날 곧장 갚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8년에도 음주 폭행 등을 일으키는 등 범죄 전력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선배들로부터 충고를 받은 적이 있어 자중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이 씨의 검찰 조서만 보면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이 씨는 법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불명확하다'식으로 기존 검찰 진술 내용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등 조서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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