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망주 장재석이 변신을 선언했다. 전창진 감독의 애를 태웠던 소극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적극적 플레이로 다시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다.
장재석은 지난해 10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장재석 드래프트라고 불렸을 만큼 가장 빼어난 신인이었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5.29점, 3.1리바운드에 그쳤다. 2년차가 된 올 시즌 역시 큰 기대를 모았지만 16경기에서 평균 3.69점,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탓이다. 한 번 실수를 범하면 머릿속에 실수했던 장면이 계속 맴돌았고, 슛을 놓치면 다시 슛을 던지기를 주저했다.
그런 장재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동부 이승준과 외국인 선수를 앞에 놓고도 림을 향해 올라갔다. 결국 장재석은 22일 동부전에서 14점, 4리바운드, 3블록으로 활약하며 KT의 85-71, 14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전창진 감독도 "장재석이 모처럼 자신있게 했다. 간혹 흥분해서 엉뚱한 파울을 하긴 했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몇 차례 더 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면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는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 동안 공격에서 어이 없는 실수로 수비와 리바운드가 빛이 바랬는데 오늘은 공수에서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장재석은 "솔직히 경기 초반에 잘 풀려도 나중에 안 될 거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미스를 하면 계속 떠올랐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비시즌 때는 공격이 잘 됐다. 개막 후 몇 경기에서 계속 슛을 놓치니까 자신이 없어졌다. 앤서니 리차드슨이 좋으니까 내가 찬스가 생겨도 주게 됐다. 나도 자신있게 하고 싶은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소심해졌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니 플레이도 달라졌다. 마지막이라는 절실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장재석은 "기대보다 못 했다. 2년차 때는 잘 할 거라 생각했는데 교체 때문에 소극적이 됐다. 실수만 안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면서 "이 경기가 끝나면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10분만 죽기살기로 뛰자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나면 농구를 평생 못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사실 장재석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조성민과 리차드슨이라는 주득점원을 막기 위해 장재석 수비를 버리는 팀도 있었기 때문이다.
장재석은 "성민이형이나 리차드슨이 주는 패스를 받아먹기만 해도 6~8점은 넣는다. 또 성민이형과 스위치하면서 미스매치가 나면 점수를 올릴 수 있다"면서 "상대가 내 수비를 버리고 하더라. 나도 자존심이 상했다. 대학 때는 그래도 2명이 나를 막았는데 앞으로는 내 수비가 나를 막도록 하겠다. 집중해서 성민이형과 리차드슨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