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실은 22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 의원은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11월 28일 직접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이 오는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선언하고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안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체제로부터 비롯된 현 시국에 대한 진단 등을 통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진영 내부에서는 내년 6·4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을 겨냥해 신당 창당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독자세력화의 길로 들어서면 새누리당은 물론 제1야당 민주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각종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의 지지도를 보이는 안 의원의 지지층에는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지지자도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공개된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전국 실행위원 466명의 명단을 보면 새누리당에서부터 통합진보당 출신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의 야권 주도권 다툼도 불가피하다. 안 의원은 최근 국정원 사건에서 민주당·정의당과 힘을 모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안별 공조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이 “야권 분열”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때문에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민주당에 들어와 당권을 놓고 모든 계파와 함께 겨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안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와야 한다. 독자 신당은 야권분열이고 결국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라며 “그렇지만 안 의원이 올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주당과 안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분적인 연대를 할 가능성은 있다. 이를테면 경기지사를 안 의원이 양보하는 대신 호남의 단체장 후보를 안 후보가 받는 것 등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안 의원과 범 야권으로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합당이 될지, 연대가 될지, 입당이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안 의원과 함께 가려 한다면 당이 분열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런가 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에서 신당이 성공하려면 안 의원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김성식 전 의원은 “각 분야와 지역의 역량이 새 정치로 분출할 수 있도록 안 의원이 촉매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안 의원은 대선주자로서의 지위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성정치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안 의원이 주도적으로 마련하지 않고 시간과 측근들에게 쫓겨 창당을 서두르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안 의원은 23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출판기념회에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나란히 참석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 반대 입장인 안 지사는 최근 “안 의원의 존재 자체가 야권 진영의 외연을 넓히는 것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