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명한 사건은 지난 2002-200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벌어졌다. 그 유명한 '15초 실종 사건'이다.
당시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스)과 원주 TG(현 원주 동부)의 5차전 4쿼터 막판 경기 시간이 15초나 멈춰 있었던 사실이 경기가 끝난 뒤에야 밝혀졌다. 오리온스는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15초동안 TG에 연거푸 슛을 내주고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파문이 커지자 KBL은 5차전에 대해 재경기를 하자고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재경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리온스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해 우승 트로피는 결국 TG가 차지했다.
▲양동근의 1.2초 레이업 해프닝
오리온스는 2007년에도 KBL에 재경기를 요청한 바 있다. 프로농구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의 계기가 됐던 '양동근의 1.2초 레이업 사건'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월14일 오리온스는 4쿼터 종료와 동시에 울산 모비스의 양동근에게 레이업을 허용, 85-87로 졌다. 팬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왼쪽 45도 지점에서 공을 받은 양동근이 드리블 돌파 이후 레이업을 성공시킨 과정이 1.2초 안에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공은 버저 소리가 울린 뒤에야 양동근의 손에서 떠났지만 심판은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보다 더 심각한 실수가 있었다. 모비스가 공을 잡고 마지막 공격을 위한 작전타임을 불렀을 때 남은 시간은 0.2초였다. 그러나 모비스 벤치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1.2초로 변경된 것이다.
오리온스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KBL에 재경기를 요청했다가 취하했다. "KBL이 자체 위원회를 통한 조사와 논의를 통해 재발 방지 및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에 나서면서 제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KBL은 그 해 플레이오프 때부터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했다.
오리온스가 또 한번 재경기 요청의 흑역사를 쓰게 됐다. 오리온스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전에 대해 오심이 발생한 시점부터 재경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22일 KBL에 발송했다.
오리온스는 4쿼터 중반까지 61-55로 앞서있었지만 김동욱의 속공 파울과 이현민의 공격자 반칙 등 연거푸 오심 2개가 나오면서 69-78 역전패를 당했다. KBL은 경기 다음날 두 장면 모두 오심이었다고 인정해 파문이 커졌다.
▲KBL "심판 판정 때문에 재경기는 할 수 없어"
하지만 KBL에서 재경기가 이뤄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KBL 대회운영요강을 보면 '천재지변, 정전, 화재 등 불가항력에 의하여 경기 개최가 불가능하거나 중지되었을 경우에는 총재의 결정에 따라 재개최 및 재경기를 실시한다'고 나와있다. 따라서 오리온스의 재경기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심판이 '어웨이 파울(4쿼터 또는 연장 쿼터 종료 2분 이내에 공격팀이 볼을 소유한 경우 볼이 드로우 인 되기 전에 수비팀에 선언되는 파울은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상대팀에게 준다)'을 놓쳐 논란을 일으켰던 지난 2009-2010시즌 SK와 서울 삼성전에 대해 피해를 본 SK가 "재경기 여부를 KBL 판단에 맡기겠다"며 공식 제소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KBL은 대회운영요강을 들며 "심판 판정 때문에 재경기를 열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