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73건에 불과하다던 국정원 댓글이 5만 건으로, 이번엔 무려 120만 건으로… 이 120만 건도 정말 빙산의 일각이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많든 적든 간에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본질은 외면한 채 대수롭지 않다던 새누리당, 이젠 과장된 수치일 거라며 국정원 감싸기가 안쓰러울 정돕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건 이번에도 공소장 변경을 놓고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가 충돌하는 등 또 외압 시비가 있었다는 건데요.
이러니 "명백히 진상을 밝히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과연 믿어야 하는지 회의감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대선 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이 수사 기밀을 새누리당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의 국정원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는 외압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 국방부가 오늘 공군의 차기 전투기로 F-35A를 최종 선정할 예정입니다.
▶ 하루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신도림 환승역 역사 안 기둥이 기울고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며 3,000억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습니다.
▶ 영하의 추위가 낮부터 풀리면서 평년기온을 되찾겠습니다. 그러나 퇴근 무렵에는 또다시 중국의 미세먼지가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원, 새누리당에 수사 기밀 유출 의혹>
검찰의 국정원 사건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는 외압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김수영 기자의 보돕니다.
=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윤상현 의원은 검찰이 법원에 접수한 공소장 변경 신청 관련 브리핑에 앞서 검찰이 발표할 내용을 상세하게 언급했습니다.
윤 의원은 브리핑 30분 전인 어제 오전 9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공소장을 봤다"며 수사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브리핑에서 검찰은 애초 국정원 직원의 것으로 파악했다가 제외한 트위터 개수를 어림수인 '2만 7,000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윤 의원은 개수를 정확하게 한자리까지 언급했고, 검찰은 애초 유포된 트위터 글을 124만 건으로 집계했다가 추가 확인 과정에서 어제 발표 수치인 121만 건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져 윤 의원이 일찌감치 수사 내용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스스로 공소장을 봤다고 밝힌 윤 의원은 발언 경위를 묻는 CBS 질문에 "언론에 관련 기사가 나와 국정원에서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공소장을 입수하지 못했고, 국정원 사건 변호인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을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국정원 사건 변호인들은 변경된 공소장을 열람하거나 복사해 간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 의원과 국정원의 주장을 종합하자면 국정원 사건 변호인들이 접수되지도 않은 공소장 내용을 확인해 국정원에 전달했고, 이 내용을 국정원이 다시 윤 의원에게 전달한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검찰 수사 내용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정원으로 흘러들어 간 뒤 다시 새누리당으로 전달됐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또, 정보위원회 간사를 통해 국정원에 문의하고 답변을 들여야 하는 절차도 어기고 수사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돼 검찰과 국정원, 새누리당 사이에 부적절한 커넥션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핵심 기술 이전을 꺼리고 있어 한국형 차기 전투기 개발 사업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임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국방부가 오늘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차기 전투기로 미국 <록히드마틴> 사의 F-35A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기 전투기의 작전 요구 성능으로 스텔스 기능을 적시할 가능성이 높아 스텔스 기능이 탁월한 F-35A 외에는 사실상 다른 기종을 선택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대신 예산에 맞추기 위해 구매 대수를 60대에서 40대로 줄일 것으로 보여 일정 부분 전력 차질이 우려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F-35A는 미군이 전략무기로 취급하고 있어 핵심 기술 이전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이 탁월한 스텔스 기능과 전자전 능력을 갖춘 최신예 전투기 F-35A의 기술 이전을 꺼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갑니다.
F-35A 구매를 우리 정부와 록히드마틴 간에 추진하는 게 아니라 한국과 미국 정부 보증 판매 방식으로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 경우 차기 전투기 사업을 통해 기술 이전을 받고 이를 한국형 차기 전투기 개발 사업에 활용하려던 우리 군의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F-35A로 기종을 결정하더라도 추후 구매 협상 과정에서 얼마든지 우리가 원하는 기술 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신도림역은 피사의 사탑?>
김지수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사 안.
이곳 2번 남측 계단 앞 기둥은 육안으로 봐도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오른쪽으로 5도가량 기울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기울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나 원인은 물론, 심지어 이런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서부본부 관계잡니다.
"5~10도가량 기울어졌다? 일단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시민들은 "2011년부터 시작된 신축공사 때문 아니냐"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기운 것 같고… 보수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다른 기둥들은 안 그러네요. 많이 위험하겠죠, 지하인데…"
신축공사 감리단 측은 언제 어떻게 기울어진 것인지 모른다면서도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합니다.
"균열이 언제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공사 관련해서 현재까지 어떤 구조물 변형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걸 매시간 확인 중이다"
하루 50만 명이 오가는 신도림역.
작은 무관심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점점 기우는 기둥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돼왔다는 얘깁니다.
<오늘 새벽부터 출근길 음주단속>
▶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 많으실 텐데요, 과음 뒤 한숨 자고 출근길 운전대를 잡으면 음주 단속에 걸릴까요, 괜찮을까요?
오늘 새벽부터 시작된 출근길 음주단속 현장을 이대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오늘 새벽 5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도로.
경찰이 술이 덜 깬 채 운전대를 잡은 시민 불시 단속에 나섰습니다.
단속이 시작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41살 정 모 씨가 적발됐습니다.
어젯밤 10시까지 소주 1병을 마셨다는 정 씨.
"0.082%로 면허 정지 수칩니다"
7시간이 지나고 잠까지 한숨 잤지만, 면허 정지 수치가 나왔습니다.
31살 전 모 씨는 경찰의 단속을 발견하고는 유턴해 단속을 피하려 했지만, 결국 음주 측정기를 불었습니다.
1시간 전까지 술을 마신 전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52%로 역시 면허 정집니다.
"어제 7시까지밖에 안 마셨어요"
10시간 전에 막걸리 1병을 마셨다는 53살 이 모 씨는 막상 측정기를 불자 0.069%, 면허 정지 수치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동안 발생한 음주사고 7,300여 건 가운데 출근시간대에 발생한 사고만 무려 10%에 달합니다.
전날 과음 뒤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으면 음주 단속은 물론 목숨까지 담보로 잡는 셈입니다.
경찰은 오늘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미 법원 "삼성전자 애플에 배상해야">
워싱턴에서 이기범 특파원의 보돕니다.
=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소송에서 또다시 애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미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2억 9,000만 달러, 우리 돈 3,200억 원을 애플에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애플은 3억 7,000만 달러를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5,000만 달러만 배상하겠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배심원들이 평결한 금액 규모는 애플 요구액에 가까운 수칩니다.
담당 판사는 내년 초 배상금액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만약 판사가 배심원단의 평결 내용을 그대로 인정할 경우 이미 확정된 배상금 6,800억 원을 포함해 삼성전자는 1조 원 정도를 애플에 배상해야 합니다.
배심원단은 애플의 본사가 있는 지역 사람들로 구성됐습니다.
이에 앞서 연방항소법원은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 금지하도록 해달라는 애플의 신청을 기각한 하급법원에 대해 사건을 재심리하라고 판결하는 등 미국의 애플 편들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국정원 트윗 120만 건'과 관련한 소위 보수 언론 보도 태도가 확 바뀌었네요.
=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공소 사실에 트윗 글 120만여 개를 추가해 달라"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는 소식은 어제부터 신문에 보도됐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등이 1면 톱으로 올리는 등 대서특필했는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기사를 크게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사뭇 달라졌는데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모두 4면 전체를 국정원 트윗 120만 건 관련 기사로 채웠습니다.
트윗 120만 건 충격파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걸 텐데요.
중앙일보가 오늘 사설에서 <국정원 트윗 121만 건, 개인적 일탈 맞나>라고 물었는데, 국민일보 사설은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확인됐다>고 답했네요.
▶ 새누리당은 많이 당황했나 봐요.
= 경향신문 5면에 <당황한 새누리 '우왕좌왕'>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트윗 글 120만 건과 관련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특검 요구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검찰이 수사를 잘하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검찰이 이번 공소장 변경에서 트윗 글 2만 7,000건을 철회했는데 이는 부실 수사를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쪽에선 '엄정 수사'라는데 다른 쪽에선 '부실 수사'라는 겁니다.
▶ 압권은 홍지만 원내대변인인 것 같은데요.
중앙일보 4면에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 발언이 소개됐습니다.
"검찰이 120여만 건 트윗 글을 발표하자 민주당이 기다렸다는 듯 장외집회를 재개했는데 수사팀과 민주당 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답니다.
중앙일보는 "홍 원내대변인이 검찰 수사팀과 민주당 '내통' 의혹을 제기했다"고 썼는데요.
지금 '검찰 수사 기밀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유출되고 있다'는 강력하고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됐죠.
이 마당에 느닷없이 수사팀과 민주당 내통 의혹을 제기한 홍지만 원내대변인 참 대단합니다.
▶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외압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건가요?
= 검찰이 트윗 글 120만 건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또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 보도됐습니다.
경향신문은 외압 기사를 1면 톱에 배치했는데 제목이 <또 수사 외압… 법무부ㆍ검찰 지휘부 '방해' 논란>입니다.
4면에는 <공소장 변경 신청 마지막 날… 수사팀 '집단 사표' 결의 끝 관철>이라는 기사가 머리를 장식했습니다.
수사팀이 추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자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수사 보완'을 요구하며 승인을 미뤄 수사팀이 '집단 사표' 배수진을 치자 그제야 승인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앞서 수사 외압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도 또다시 외압 논란을 자초하는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