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주가 조정' 경고 빠르게 확산

뉴욕·런던 펀드 매니저들 "시장 들떠 있다"

월가에서 증시 조정 경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는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나흘 만에 큰 폭으로 반등하며 처음으로 종가 기준 16,000선을 돌파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다우 지수는 이날 109.17포인트 상승해 1만 6009.99에 마감됐다. 상승폭은 0.69%였다.

나스닥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이날 각각 1.22%와 0.81% 상승했다.


총 1천90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앨런 슈워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의 '로빈 후드 투자자' 회동 도중 가진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증시 과열을 우려했다.

슈워츠는 "시장이 들떠 있다"면서 갈수록 많은 돈이 몰리기 때문에 심각하게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증시가 아직 상승 여력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슈워츠는 유망 투자 지역으로 유럽과 중국 같은 신흥국을 추천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러지 말고 금리 추세 등에 관한 추가 '선제 안내'에 더 신경 쓰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모두 600억 달러의 투자를 운용하는 영국 베어링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리노 발렌시스 투자책임자(CIO)도 시장 과열을 우려했다.

발렌시스는 이날 런던의 로이터 글로벌 투자 전망 서밋에 참석해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지리라 판단한다"면서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초단기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베어링스가 주식 투자 전망을 '비중 확대'(overweight: 주식 매입 권고)에서 '비중 중립'(neutral: 현재 가격 적정 평가)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발렌시스는 "주가가 (단기적으로) 5∼10% 조정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면서 그러나 "(조정 후에는) 또 다른 '사자'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의 '족집게' 펀드 매니저로 정평있는 앤서니 볼턴은 21일 홍콩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개혁 의지를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자금이 중국으로 유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개혁 실행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중 투자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볼턴의 전망을 전하면서 그가 2010년 4월 피델리티 차이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나서 홍콩에 상장된 중국 H주가 12% 빠졌지만 S&P 500지수는 50%, FTSE 100 지수도 20% 각각 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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