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만개는 그 양이 워낙 방대한 것이어서 그동안 쟁점이 됐던 선거 개입 글의 숫자를 놓고 벌였던 공방을 일거에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동안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글에 대해 "선거 결과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미미한 규모"라며 평가 절하했지만, 이번 121만 건의 트윗글은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전망이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의 방대한 계정과 트윗글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봇 프로그램'(트위터 대량 유포 프로그램) 덕분이다. 국정원은 효율적으로 대량의 트윗글을 대중에게 노출시키기 위해 봇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프로그램이 선거·정치 개입 트윗글을 대량 발견하는 단초가 됐다.
국정원 직원들은 봇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꺼번에 수십 개의 계정에 같은 글을 동시에 올렸는데, 봇 프로그램에 특정 계정을 등록하려면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기입해야 한다.
따라서 검찰은 이미 파악한 국정원 직원 계정과 동시에 같은 글이 올라온 계정은 같은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계정일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런 방식의 검증을 통해 검찰은 국정원 직원 계정과 트윗글을 추가하면서 쌓아갈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된 트위터 글은 증거 관계를 여러 단계로 검토해 확정된 증거만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이 올린 글은 종전에 밝혀진 인터넷 댓글 등하고 내용면에서는 차이는 없다. 다만 전파성이 큰 트위터를 이용해 대량의 글을 동시에 퍼뜨렸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훨씬 클수밖에 없다.
이번에 발견된 트윗글에는 "안철수 나이가 50인데 세상을 얼마나 살았다고 자서전인가. 시건방지다" "안철수를 보면 황우석이 생각난다"라는 글이 포함됐다. 안 의원에 대한 글은 2011년 이후 총선 기간에 집중됐다.
당시 안 의원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보다 우위를 점하는 등 기세 등등했던 시기다.
이후 트윗글의 타깃은 문재인 의원쪽으로 옮아갔다. 검찰 관계자는 "문 의원에 대한 비난 글은 안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이후 야권 후보가 됐을때 집중적으로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비방 글은 이 대표가 박 대통령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이던 기간에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