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연방경찰, 자국 의원 통화기록도 감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한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으로 외교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호주연방경찰(AFP)이 자국 의원들의 통화기록을 감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최근 AFP의 활동에 대한 호주 상원 예산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AFP가 하원의원 4명의 통화 기록과 이메일 사용내역 등을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토니 네거스 AFP 국장은 "얼마나 많은 하원의원들이 AFP 통화기록 감시 대상이었느냐"는 닉 제노폰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5명 미만"이라고 답변했다.

비록 의원들에 대한 AFP의 통화기록 감시가 정식으로 내부 허가를 거쳐 이뤄진 것이고 통화 내용이 아니라 누구에게 얼마나 많이 전화를 걸고 받았는지에 대한 기록만 알 수 있는 '메타데이터'에 대한 것이었지만 적잖은 의원들이 충격을 받았다.


해당 의원들에 대한 AFP의 감시는 통화기록뿐 아니라 이메일 등 인터넷 사용정보에 대해서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원들에 대한 AFP의 감시가 '메타데이터'에 대해서만 이뤄졌다고 하지만 통화내용까지 엿들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제노폰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감시는 매우 오싹한 느낌이 든다"며 "의원과 기자들, 그리고 그들의 정보원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로 이런 감시 때문에 내부고발자들이 정치인이나 기자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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