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개입으로 혹독한 대가 치르는 레바논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기독교 등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모자이크 국가'로 불리는 레바논이 2년8개월째 지속한 시리아 유혈사태에 개입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2011년 3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사태는 종파 분쟁으로 확대되면서 이웃국가 레바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리아 난민 수십만명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 영토로 들어왔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둘러싼 레바논 내 갈등은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종파 분쟁으로 번졌다.

지난 19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주재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도 시리아 사태 여파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 지역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근거지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헤즈볼라는 시아파 분파 알라위트파가 권력을 잡은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이슬람 수니파 국가와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민병대 조직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왔다.

이란 외교관 1명을 포함해 최소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도 수니파 무장단체 '압둘라 아젬 여단'이다.

압둘라 아젬 여단은 이 사건 후 이란의 혁명수비대원과 헤즈볼라 대원에게 시리아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번 폭탄 테러의 발생 시기도 우연한 일치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최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중부 도시 홈스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 칼문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며칠 간 계속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헤즈볼라의 도움을 받아 이 일대를 장악해 가는 형국이다. 정부군은 지난 6월 헤즈볼라와 함께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 쿠사이르를 장악했다.

이 사이 칼문 출신 시리아 난민 2만여명이 고향을 떠나 레바논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군과 수니파 난민의 입장에서 아사드 정권에 협조적인 헤즈볼라는 '눈엣가시'인 셈이다.

수니파 계열의 압둘라 아젬 여단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단체로 레바논과 시리아, 이집트 등에 산하 조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정신적 스승인 압둘라 아젬이 2009년 이 조직을 설립했다. 2012년 6월부터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무함마드 알마지드가 수장을 맡고 있다.

시리아에는 이란 최정예부대 혁명수비대 소속 군인이 계속 머물며 정부군과 함께 반군에 맞서 온 것으로 압둘라 아젬 여단은 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미 시리아 사태 개입을 선언하고 시리아 영토 내에서 반군과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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