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법원, 북극해 개발반대 그린피스 회원 잇따라 보석

러시아인 3명, 다른 외국인 9명 등 12명에 석방 판결

러시아 법원이 북극해 인근 유전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현지 당국에 체포·구속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에 대해 연이어 보석 판결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리모르스키 구역 법원은 캐나다 출신의 부선장 폴 루쥐츠키, 아르헨티나 출신 여성 카밀라 스페치알레, 또다른 아르헨티나 출신 미겔 오르시, 뉴질랜드 출신 데이비드 하우스만, 핀란드 출신 여성 시니 사아렐라 등을 각각 200만 루블(약 6천500만원)의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에 앞서 브라질 출신의 그린피스 회원 아나 파울라 알미니아나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같은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칼리닌스키 구역 법원도 프랑스인 프란체스코 피자누, 이탈리아인 크리스티안 달레산드로, 폴란드인 토마슈 제미안축 등 3명의 그린피스 회원에 대해 역시 200만 루블의 보증금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 판결했다.


칼리닌스키 구역 법원은 하루 전에는 그린피스 러시아 지부 공보관 안드레이 알라흐베르도프, 선상 주치의 예카테리나 자스파, 사진기자 데니스 시냐코프 등 3명의 러시아인에 대해 역시 같은 조건으로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구속 수감중인 30명의 그린피스 회원들 가운데 지금까지 보석 판결을 받은 회원은 3명의 러시아인과 9명의 다른 외국인 등 12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그린피스 측이 수사 당국 계좌로 보석금을 입금하는 대로 석방될 예정이며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텔에 머물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법원이 추가로 그린피스 회원들을 보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회원에 대해선 구속 연장 조치가 취해져 법원의 판결 기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리모르스키 구역 법원은 18일 호주 출신 그린피스 회원 콜린 라셀의 구속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해달라는 수사당국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라셀의 구속 기간은 현재 11월 24일까지로 돼 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 9월 중순 네덜란드 선적의 쇄빙선 '악틱 선라이즈'(Arctic Sunrise)호를 타고 북극해와 가까운 바렌츠해의 러시아 석유 시추 플랫폼 '프리라즈롬나야'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며 플랫폼 진입을 시도하다가 선박과 함께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나포됐다.

선박에는 러시아인 4명을 포함해 19개국 출신 환경운동가 30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프리라즈롬나야 유전 개발이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다 억류됐다. 난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들은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구치소에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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