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치추종 연쇄살인범 형집행 하루 앞두고 유예

미국의 악명높은 연쇄살인범 조지프 폴 프랭클린(63)의 사형 집행이 몇 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연기됐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나넷 로프리 판사는 19일 오후 미주리주(州) 정부가 사형에 사용키로 한 약물을 문제 삼아 1970년대 연쇄살인범 프랭클린에 대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로프리 판사는 프랭클린과 다른 사형수들이 미주리주의 사형 방법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최근 미주리주는 사형 집행에 수면·진정제의 일종인 펜토바르비탈 주사를 사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런데 이 약물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데다 교체 결정이 급작스럽게 내려진 점 등이 문제가 됐다.

프랭클린은 펜토바르비탈을 사용한 사형 집행이 잔인하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주 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 제8순회 연방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연방항소법원이나 연방대법원에서 로프리 판사의 판결이 뒤집힐 경우 프랭클린에 대한 사형 집행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1977년부터 1980년 체포되기까지 흑인과 유대인 등을 포함해 2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프랭클린은 당초 20일 오후 12시 01분 사형될 예정이었다.

프랭클린은 지난 18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죽을 날짜와 시간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질문받자 "집행이 유예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다만 20일 사형이 집행되더라도 자신은 "주님을 이미 섬기고 있기 때문에 불타는 지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또한 (죄악을) 회개했기 때문에 천국에 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클린은 1977년 세인트루이스의 유대교회에서 한 남성을 부인과 자녀 앞에서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와 신시내티에서 13·14세 소년 둘을 살해한 혐의 등 7건에 대해 유죄가 확정돼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0대 때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을 읽고 미국 남부의 백일 우월주의 단체에 가입했으며, 이후 나치 선전장관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 등의 이름을 따라 개명까지 하며 나치 사상을 추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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