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공군 이상태 소위
인사청문회 하면 빠지지 않는 문제가 자녀들의 군 면제 문제죠. 언젠가부터 현역에서 빠지는 게 마치 있는 집 자식들의 특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사실 있는 집 없는 집 따질 것 없이 빠질 수 있다면 빠지고 싶다는 게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요. 합법적으로 현역이 아닌 보충역 판정을 받고도 병역의 의무를 다하겠다면서 제 발로 군대에 찾아가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군인이 바로 그런 청년인데요. 몸무게 초과로 보충역, 그러니까 공익요원 판정을 받았는데 피나는 노력 끝에 살을 빼고 현역으로 갔다 해서 화제입니다. 직접 만나보죠. 강원도 공군부대에서 근무 중인 이상태 소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소위님, 안녕하세요.
◆ 이상태>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8980부대에서 근무 중인 1사 통반장 이상태 소위입니다.
◇ 김현정> 아니, 몸무게를 얼마에서 얼마까지 빼서 군대를 가신 겁니까?
◆ 이상태> 한 145, 6㎏까지 나가다가 지금 입대하기 전에는 115에서 118, 9 이렇게 나갔었습니다.
◇ 김현정> 거의 그러니까 30㎏를 빼서 군대를 가신 거예요. 그 맨 처음 몸무게, 그러니까 140 넘어갈 때는 현역은 어쨌든 불가능한 몸무게였던건데… 현역을 안 가면 좋아하는 분들도 많지 않나요?
◆ 이상태> 대부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 걸로 압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소위는 현역이 아니라는 판정 받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던 거예요?
◆ 이상태> 그때 체중때문에 보충역 판정 받았을 때 제가 이거 왜 보충역 판정 받았냐고 말씀드렸다가 그 판정하는 분이 저희는 그냥 판정 나는 대로 내려드리는 거라고 해서..(웃음) 그쪽 분이 기분이 언짢으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웃음) 현역 아니라고 하면 보통은 좋아하면서 가는데 와서 따진거에요.'내가 왜 4급이냐, 나는 현역 가겠다' 이렇게…
◆ 이상태> 예, 그분이 좀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게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하셨는데 그게 보통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 이상태> 저도 아무래도 체중이 많이 나가다 보니까 조금 힘들었었습니다.
◆ 이상태> 등산도 가고 자전거도 타고 걷기도 많이 걷고. 그런데 기본적으로 먹는 걸 줄여야 빠진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뭐 드셨어요?
◆ 이상태> 토마토, 양배추, 달걀. 몸에 좋은 것들 위주로.
◇ 김현정> 아니, 140, 30 나가는 거구가 양배추, 토마토, 물 이런 것 먹으면서 버틸 수가 있어요?
◆ 이상태> 지금 다시 하라 그러면 힘들 것 같은데 그때는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몸무게를 빼고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합격, 현역 합격 통보 받는 순간 그때는 기분이 어떠셨어요?
◆ 이상태> 그때 신체검사 받으러 간 날 수분도 줄인다고 물도 안 먹고 하다가 통과되고 나서 물을 엄청 마셨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웃음)
◇ 김현정> 아니, 마지막 검사 받기 전에 몸무게 줄이려고 물도 안 마셨어요?
◆ 이상태> 그때 마지막에 약간 오버돼서 가기 전에 사우나에서 땀도 빼고 그전에도 좀 빼놨었는데 마지막에 약간 오버돼서 조금 했었습니다.
◇ 김현정> 무슨 권투선수가 시합 나가기 전에 땀 빼듯이, 체중 빼듯이 그렇게 빼셨네요. 아니, 이 소위님.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군대에 가고 싶으셨어요?
◆ 이상태> 솔직히 군대는 가기 싫었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이상태> 군대 가기 위해서 뺀 것은 맞습니다. 당연히 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사실 좋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져야 되는 거고 제가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체중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거면 좀 제 자신에 대해서 부끄러운 감도 없지 않아 있어서 그런 생각에 갔던 거죠.
◇ 김현정> 군대를 가고 싶어서 갔다기보다는 내가 대한민국의 남자고 의무가 있는데 가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책임감으로 갔다는 말씀이에요. 그렇게 재검까지 받아서 군대에 간다니까 가족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 이상태> 가겠다고 얘기했을 때 엄마는 안 가도 된다고 말씀하셨었고 아빠는 저 합격하니까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 김현정> 그래서 꿈에 그리던 군대에 갔습니다.막상 가보니까 어떻던가요?
◆ 이상태> 가보니까 막상 가보니까 제가 참 살 더 뺐으면 좋았을 걸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웃음)
◇ 김현정> (웃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이상태> 이게 빼고 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저 혼자 뚱뚱하고 다른 동기들은 다 정말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만 모여 있는데....
◇ 김현정> 날아다녀요, 다른 사람들은?
◆ 이상태> 혼자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몸무게가 그 정도 나가세요? 110㎏ 이 정도?
◆ 이상태> 예, 줄이도록 하겠습니다.(웃음)
◆ 이상태> 다른 말씀드리기보다는 자식들도 부모님 걱정하고 부모님들도 자식 걱정하고 이게 서로 걱정만 하는 것 같아서... 그러기보다는 서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자기 몸을 먼저 챙기는 것이 짐 덜어주시는 거니까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어머님하테 하시듯이, 아버님한테 하듯이 좀 말씀해 주세요. 저한테 얘기하지 마시고.
◆ 이상태> 저희 아버지요? 부끄럽습니다. 아버지, 몸 챙기십시오. 저는 걱정 마십시오.
◇ 김현정> 씩씩해졌다고 좋아하시겠어요. 이 소위님! 만약에 만약에...군 제대를 했는데, 다 마쳤는데 만약 다시 가라고 한다면 그때는 가실수 있겠어요?(웃음)
◆ 이상태> (웃음) ..... 아..... 저요?
◇ 김현정> 제가 괜한 질문 드린것 같죠?
◆ 이상태> (웃음) 글쎄..아직은 좀 힘든 것 같습니다. 제대할 때 돼봐야 그래야 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제가 괜한 질문했습니다. 이상태 소위님! 이렇게 의무,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 씩씩한 청년 만나니까 제가 오늘 아침에 굉장히 기분이 좋고요. 남은 1년 6개월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국방의 의무 다해 주십시오. 제가 대신해서, 국민 대표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