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경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 상공을 마음껏 즐기다 보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고 한 주간의 피로도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며 ”경비행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경항공기 운항이 허용된 뒤 박재수씨처럼 항공레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경항공기에 대한 제도적 허점과 관리 부족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 국내 항공기, 10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
현재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항공기는 민간과 공공기관을 합쳐 모두 617대로 지난 2008년 446대에 비해 38.3%, 지난 2003년 288대에 비해선 10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신규 등록 항공기는 2009년까지 매년 20여대에 불과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해마다 50여대에 달하는 등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포츠 레저용과 교육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경항공기는 지난 2009년 관련 법규가
처음 도입된 직후 12대에 지나지 않았으나 4년이 지난 올해는 195대로 16배나 급증했다.
경항공기는 이륙무게가 600kg 이하, 속도는 120노트 이하로 구매비용 부담이 적은데다
일반 항공기와 달리 공항 활주로를 이용하지 않고 지역의 소규모 이착륙장을 이용할 수 있어 스포츠 레저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경항공기...하늘을 나는 시한폭탄(?)
경항공기는 스포츠 레저용으로 도입돼 면허 취득이 쉽고, 비행방식과 운영 체계가 일반 여객기와 크게 다르다.
경항공기는 워낙 소형이다 보니, 계기비행 장치 없이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시계비행을 주로 하고 있다.
또, 여객기처럼 정기항로를 운항하지 않고 부정기 항로를 운항해 서울과 부산 등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도심 상공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들 경항공기가 시계비행을 하기 때문에 관제소의 통제를 받지 않아 산악지형과 해상, 심지어는 도심에 진입했다가 기체결함과 기상이변 등으로 불시착해 탑승자가 다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12일 경북 영덕 칠보산에서 추락한 한서대 훈련용 경비행기의 경우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고도를 낮게 비행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접수된 경항공기 사고는 모두 6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당초 예정된 이륙과 착륙지점을 벗어나 골프장에 비상 착륙하는 등의 경미한 사고까지 포함하면 경항공기 사고 건수는 연간 30여건이 넘을 것으로 국토부는 추산하고 있다.
중원대 정윤식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경항공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 인력과 조종사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사실상 방치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교수는 또, “순수 개인 스포츠 레저용으로 신고 된 경항공기가 승객을 태우고 영업활동까지 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며 ”경항공기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항공레저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대항민국항공회와 8개 산하 단체를 대상으로 레저항공 안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