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서 군부 찬반 시위대 충돌

이집트 수도 카이로 민주화의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서 19일(현지시간) 군부 찬반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고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군경은 이날 오후 타흐리르 광장에서 양측의 충돌 확산을 막고자 최루탄을 발사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사상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 일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타흐리르 광장과 연결된 '무함마드 마흐무드 거리' 유혈사태 2주년을 맞아 촉발됐다.

전날 밤 카이로 시내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마친 시위대 가운데 수백명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이동해 '군부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군부 반대 시위를 벌였다.

반군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에 진입하기는 지난 7월3일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당하고 나서 처음이다.

이들은 또 이날 오전부터 무함마드 마흐무드 거리에서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와 이집트 국기를 들고 나와 오후에도 군부 반대 시위를 했다.

그러나 군부 지지 시위대 수십명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속속 모이면서 양측 간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타흐리르 광장과 연결된 무함마드 마흐무드 거리에서는 2011년 11월19일부터 닷새간 군부 퇴진과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는 군인의 충돌로 최소 47명의 시위 참가자가 숨지고 2천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참사는 이집트 자유·세속주의 세력 사이에서 '군부 통치 반대'를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이집트 자유·세속주의 진영은 작년에도 군부 퇴진 시위 1주년을 기념해 무함마드 마흐무드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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