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총리, 총선용 과도정부 구성 '강행'

방글라데시에서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일부 야당 측의 반대에도 여당 및 친여정당 인사로 이뤄진 과도정부를 출범시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이 주도하는 야당연합 인사를 제외한 여당 및 친여정당 인사 8명을 장·차관에 임명, 총선용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 8명 가운데 2명은 여당인 아와미연맹 출신이고 다른 5명은 친여정당인 자티야당 출신이다. 나머지 1명은 어느 정당 출신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수도 다카 소재 대통령궁에서 압둘 하미드 대통령에게 취임선서를 했다.

하시나 총리의 과도정부 구성은 18개 정당으로 이뤄진 야당연합이 공정한 총선을 위해서는 현 정부가 해산하고 중립적 인사로써 과도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야당연합은 최근 잇따라 항의집회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한 3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는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구성하면 공정한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시나 총리는 지난달 BNP 총재이자 '정치적 경쟁자'인 칼레다 지아에게 이례적으로 전화를 걸어 정국 타개책 논의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총리와 제1야당 총재 간의 '기싸움'으로도 비쳐지는 상황이 지속되자 미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방글라데시를 방문 중인 니샤 데사이 비스왈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시나 총리와 지아 총재를 각각 만난 뒤 취재진에 "과도정부가 구성된 만큼 양측이 시급히 만나 정국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며 "미국은 방글라데시 정치권이 총선을 원만하게 치러 국민에게 신뢰를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BNP 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투쟁 강도를 높여가겠다고 위협했다.

리즈비 아흐메드 BNP 대변인은 "그녀(하시나 총리)가 '모든 정당으로 이뤄진 과도정부'라고 부르지만 과도정부 참여 인사는 여당과 친여정당 인사뿐"이라며 "이런 과도정부하에 치러지는 총선에는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연합은 전국적인 항의집회를 또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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