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로 지난 15일 상륙함(LST) 2척으로 해병대1사단 장병 3백여 명이 먼저 도착했고 18일에도 일부 병력이 수송기를 이용해 도착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해병대에 있어 '제2의 발원지'로 불릴만큼 인연이 깊은 곳이다. 해병대는 한국전쟁 당시(1949. 12. 29 ~1950. 9. 1) 제주도에 주둔했다.
또, 제주에서 자원입대한 해병대 3.4기 3천여명(여성해병 126명 포함)이 1950년 9월 1일 제주항에서 출정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했고 결국 수도 서울을 탈환해냈다.
제주도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9월 1일을 '제주 해병대의 날'로 지정해 매년 각종 행사를 열고 있을 정도다.
제주도가 재선충병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병대가 장병들을 파견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해병대와 제주도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랜 우정을 이어온 제주도를 돕기 위해 해병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훈훈한 소식을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바꿔버린 일이 생겼다.
바로 재선충병으로 제주도가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여당 중진의원과 지난 16일 오전 골프회동을 했다는 소식이다.
이날은 재선충병 고사목 제거작업에 참여하던 중 중상을 입어 결국 치료도중 사망한 전 애월리장 박모(63)씨의 장례식이 치러진 날이었다.
제주도는 지난 9월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지금까지 약 20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하는 등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방제작업에 나선 시민들이 안전사고를 당해 박 씨 처럼 사망에 이르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에 입당신청을 한 우 지사는 이런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누리당 중진 의원과 골프를 치며 '입당로비'를 하는 등 자기 안위만 챙겼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우 지사의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새누리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그의 입당을 최종 승인했고 우 지사는 이로써 6번째 당적을 갖게됐다.
이런 가운데 해병대의 제주도 상륙소식이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각종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해군제주방어사령부도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1일 1백여명, 현재까지 모두 2천 5백여명의 장병을 방제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우 지사는 지난 4일 제주도를 방문한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에게 "제주 전역에 번진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병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마을 어귀에서 늠름하게 동네를 지켜온 소나무숲을 지키고 살려내는데 동참해 달라"며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재선충병 방제의 총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우 지사는 '입당로비'에만 정신이 팔려 골프장으로 향했고 우리의 장병, 그리고 도민들만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방제작업에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