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미-EU 무역협정 시험대 올라" 경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의 광범위한 스파이 행위로 미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의회 특별토론회에서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활동 때문에 독일과 미국의 관계뿐만 아니라 대서양 양안 간 자유무역협정의 미래까지 시험대에 올려졌다고 발언했다.

그는 "혐의들이 심각하며 이에 대한 해명이 나와야 한다"며 "미래를 위해 신뢰를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켈은 미국이 양안간 신뢰 회복을 위해서 정보기관 활동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독일과 미국의 관계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며 수위를 조절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독일 내무장관도 미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침묵은 음모론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전 독일 외교장관 역시 미국으로부터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믿을만하면서 입증 가능한 합의를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NSA가 지난 2002년부터 메르켈 총리의 전화 통화를 감청해왔다는 지난달 보도가 나온 이래 미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증했다.

또, 미국과 EU 간 무역협정인 범 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 정부와 EU 집행위원회는 무역협정 협상에 NSA 도청 파문이 거론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독일은 여전히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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