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인수전은 현재 BS금융과 DGB금융, IBK기업은행, 그리고 경은사랑 컨소시엄이 뛰어들어 치열한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매각을 최고가 매각 등의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정부지만, '지방은행'이란 특성을 감안할 때 지역 정서를 배제하기 어려워 사실상 지역정서가 가장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향토은행을 절대 외부에 뺏길 수 없다"는 지역 정서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논리까지 합세해 정부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남은행을 BS나 DGB 어느 한 쪽에 넘겨줄 경우, 나머지 쪽에서 반발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BS나 DGB의 경우, 인수의지가 강한 데다, 자금력도 큰 문제가 없지만, 경남의 지역민심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경은사랑 컨소시엄에 BS금융이나 DGB금융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가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경은사랑 컨소시엄에 BS나 DGB가 결합하는 형태로 간다면 경남은 물론, 다른 지역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상대적으로 자금동원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은사랑 컨소시엄에 BS나 DGB가 자금력을 보탠다면, 최고가 원칙도 지키는 셈이다.
애초 정치적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국책은행으로 민영화 취지에 맞지 않다는 점에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세수확보 차원에서 2천억원의 지분을 기업은행에 자사주로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금융권에서도 이같은 방안이 정부의 최고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유력한 해법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BS금융 성세환 회장도 앞서, 경남은행의 독자생존이 가능하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 금융권에서는 경은사랑 컨소시엄과 BS금융지주와의 물밑 접촉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사실 이같은 방안은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에서도 염두에 뒀던 시나리오다.
인수추진위는 경남은행의 지역환원 민영화를 전제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면서 정부에 부담을 덜어주는 안으로 BS나 DGB가 참여하는 안을 검토해왔다.
인수추진위는 어느 정도 인수전이 경은사랑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가는데 유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고, 이같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인수전략을 수정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추진위는 이와 함께, 컨소시엄이 자격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조만간 추진위 회의를 통해 공동 GP(운용사)를 교체하는 등 인수구조를 변경해 자격 요건을 갖추면서 약점을 보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인수 후보가 서로 입장이 다른데다, 지분 구조 등 조율하기 까다로운 부분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같은 논의가 이뤄지기까지도 넘어야 할 산도 많은 상태다.
한편, 경남은행 본 입찰은 다음달 23일 이뤄지며, 연말이나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