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대해 논의하는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미국 상원의 국토안보·정무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알려진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가상화폐로, 최근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통화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비트코인이 범죄나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코인이 다른 온라인 결제 수단들과 마찬가지로 이점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통화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피터 캐드직 법무부 차관보는 "다른 금융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도 악용될 수 있다"며 "그러나 연방수사국(FBI)은 온라인 화폐가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든, 받지 않든 정당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기초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역시 상원에 보낸 편지에서 "연준은 가상화페 등 새로운 형태의 지불 수단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들 화폐를 규제하거나 감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상원은 18일 패트릭 머르크 비트코인재단 자문위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비트코인의 잠재적인 가치와 갖가지 문제점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패트릭 머르크 자문위원은 공청회 출석에 앞서 상원에 진술서를 보내 "비트코인이 사회·경제적으로 지닌 잠재적인 가치를 억누르지 말고 안전하면서 정상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이 익명의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실이 비트코인을 사용해 법을 피해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당국은 지난달 비트코인을 이용해 마약, 총기류, 불법해킹 프로그램 등을 거래한 온라인 장터인 '실크로드'를 폐쇄하고 실크로드 운영자를 체포했다.
곧이어 연방선거위원회(FEC)는 '가상화폐의 연방선거법 적용에 관한 의견 초안'에서 비트코인을 정치자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