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사상 최대의 자연재해 피해 복구 노력이 기울여진 아체 쓰나미 당시의 혼란과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필리핀 피해 복구에 차분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피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속한 복구를 약속했으며 세계 각국의 지원도 계속 밀려들고 있다.
아체 쓰나미 당시 복구작업 조정 임무를 맡은 '아체-니아스 재건복구청'(BRR)의 차장을 역임한 사이드 파이잘은 복구 초기 세계의 수백개 단체와 수천명의 구호요원이 몰려들어 혼란이 극심했다며 체계적 지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혼란 타개를 위해 BRR을 설립, 국내외 복구팀들의 산발적인 작업을 조정하도록 했다. 파이잘 전 차장은 현재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필리핀 피해 대응팀을 이끌고 있다.
아체 쓰나미 당시 아체는 10∼30m 높이의 쓰나미가 휩쓸어 13만명 이상이 숨지고 60여만명이 집을 잃었으며 주택과 도로 등 대부분의 생활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그러나 복구 초기에는 세계의 많은 정부와 단체가 파견한 구호·복구팀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같은 작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구조 지원 물품과 자금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등 복구작업이 순조롭지 못했다.
파이잘 전 차장은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파괴된 건물 등을 치우고 본격적인 복구를 시작하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다"며 "이후 4년 만에 복구·재건 작업의 90%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국립대 존 매카시 교수는 지원단체들은 대형 재난에 대응할 때는 의욕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피해 주민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그들이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