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서 민주당이 줄곧 요구해온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특별검사 도입과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 등 '양특'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자 분위기는 더 없이 냉랭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진전된 입장 변화가 없다"며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불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50여분에 걸친 의총 결과 박 대통령 시정연설 입장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관행에는 따르기로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도중 박수를 치지 않거나 시정연설 직후 기립하지 않음으로써 '항의' 의사를 표명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정연설이 끝난 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에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가질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이날 의총에서 시정연설 이후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대정부질문에서 정치분야는 15분씩, 비정치분야에서는 5분씩 각각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선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김관진 국방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에 대한 해임 건의안 제출을 확인하고 대정부질문 발언 수위 등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강창희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는 티타임 장소로 이동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정세균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며,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연설 도중 박수를 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바라만 볼 뿐 '박수 행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