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적 제외..음주단속 ‘찬밥’

“절도 한 건 출동이 더 나아”..음주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지역 경찰의 음주단속 실적이 매년 수천 건씩 줄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찰 내부적으로 음주단속이 직원들의 실적 평가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소통 위주의 교통관리 등을 위해 음주단속을 일선 경찰서 지구대 자율에 맡겼고 직원들의 실적 평가 항목도 음주단속은 제외되고 5대 범죄 중심으로 변경됐다.

음주단속에서 실적이란 당근 자체가 사라지면서 직원들이 굳이 나서서 무리를 해가며 단속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음주 한 건을 단속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시간보다 신고 접수된 절도 한 건을 출동하는 게 더 낫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의무경찰 등 단속 인력 자체가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이유.

음주단속에 빼놓을 수 없는 의경들의 숫자가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근무시간이 한정되다 보니 거의 야간에 이뤄지는 음주단속에 일정부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후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본청 차원에서 종전 실적점수 반여에는 못 미치지만, 일부 점수를 주는 개선안을 마련했으나 단속직원들의 열의는 예전만 못했다.

줄어든 단속은 수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전·충남 지역경찰의 음주운전 면허정지 및 취소건수는 지난 2009년 2만 1994건에서 지난해 1만 3716건으로 무려 8278건으로 줄었다.

한 해 2000건 가량이 줄어든 셈.

올해도 지난 8월까지 9992건을 기록했다.

줄어든 음주단속은 술자리가 잦은 연말을 앞두고 음주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경찰이 음주단속을 등한시하는 사이 최근 3년간 음주 교통사고는 대전에서만 780여 건에서 920여 건으로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단속 기간 등 지시가 있을 때 팀별로 단속을 나가는 편이지만, 단속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말연시를 앞두고 음주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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