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1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특검과 특위 수용 및 책임자 처벌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회견문에는 80여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 겨울 대선을 치른 후 두 번째 겨울을 맞지만 옷깃에 스며드는 바람이 더 차가운 것은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검찰수사 등을 통해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 은폐시도가 낱낱이 밝혀졌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침묵하는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해결책이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 국정원개혁 국회 특위를 구성하며, 이미 드러난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자를 처벌하여 문제를 매듭짓고 민생과 민주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직접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책임자로는 남재준 국정원장과 황교안 법무부장관, 김관진 국방부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을 지목하며, 이들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얼굴 위로 독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는 것은 박 대통령 개인의 불행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고통"이라며 "온 나라의 눈이 집중될 시정연설에서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확고히 천명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정국의 갈림길"로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시정연설이 꼬여있는 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면서 "특검으로 진상규명, 국회특위로 제도개혁을 이루자는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한 말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에서 국민과 야당 요구를 외면하신다면 그 후 정국과 야당 대응은 ‘상상불가’, ‘예측불허’"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