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협상 재개를 앞두고 "우리(협상 당사국)는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의 핵개발 진전을 막고 핵심 영역에서 그것(핵 프로그램)을 후퇴시키는 첫 번째 단계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익명을 전제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다음 주에 매우 열심히 일을 할 것"이라면서 "완전한 합의에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꽤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협상에 앞서 "나는 항상 희망적이다. 희망없이 전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P5+1과 이란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의를 벌였으나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고 20∼22일 협상을 재개한다.
이 미국 관리는 20일 오전 제네바에서 애슈턴 카터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자리프 장관이 먼저 만날 예정이며 같은 날 오후 다른 협상 당사국 대표와 합류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미국 의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이 모두 나서서 외교적인 해법에 더 매진할 수 있게 추가 제재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고 의회에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주 회의에서 국제사회와 이란이 모두 만족할 만한 합의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미국 관리도 "풀기 어려운 현안이 여전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압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차관도 현지 통신 인터뷰에서 "힘든 대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란 국민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제재 방안을 놓고 여야를 막론하고 강경 기류 일변도였던 미국 의회가 조금씩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를 놓고 격론을 벌이느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는 약간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에 대한 어떤 새로운 제재 움직임에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수권법안이나 다른 법안에 추가 제재 항목을 끼워넣는 것은 지금 진행되는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소속인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 등은 이르면 내주 하원과 이란 제재 조처를 국방수권법안 등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도 이란 추가 제재를 강행하라고 촉구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7월 말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의 석유 수출 등을 추가로 제한하는 내용의 새 이란 제재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