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와 與중진의 골프 '적절했나'

소나무재선충 때문에 제주도의 숲이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근민 제주지사가 새누리당 중진인 서상기 의원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 입당을 추진하고 있는 우 지사는 재선충 방제작업 중 사망자가 발생한 와중에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 지사는 16일 오전 8시 20분쯤 제주 A골프장에서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인 서상기 의원, 국민생활체육회 관계자 등 10여명과 골프를 시작했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우 지사의 제주도지사 관사에서 관용차를 이용해 A골프장으로 이동했다.

최근 제주도는 방제작업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9월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지금까지 약 20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하는 등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일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전 애월리장 박모씨(63)가 재선충병 고사목 제거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는 현재까지 재선충병에 감염된 고사목을 제거하다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 8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성명을 내고 우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우 지사가 전 애월리장의 영결식에는 얼굴도 비치지 않은 채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골프회동에 나섰다"며 "도백의 처신을 포기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이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공무원들에게는 직을 걸라고까지 했던 우 지사가 10여명의 도민들이 고사목 제거작업 도중 사고로 중경상을 입고, 심지어 귀중한 목숨까지 잃는 상황에서조차 일언반구 어떤 유감표시나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지사가 국회 정보위원장이자 3선의 여당 중진인 서상기 의원과 골프회동을 한 시점도 구설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 지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완성을 박근혜정부와 함께 하겠다"며 지난 5일 새누리당에 입당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두 차례에 걸쳐 심사를 벌였으나 찬반이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중앙당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이때문에 민주당도 "도지사가 영결식은 뒤로 하고 누가 봐도 자신의 정략 야욕과 관련된 행보로 밖에 안보이는 골프영접에 버젓이 나섰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인륜과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개탄했다.

제주도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제주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우근민 지사와 서상기 전국생활체육협의회장의 골프 행사는 2017년 생활체육세계대회 제주 유치에 따른 사전협의를 위해 2개월 전에 약속된 행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사는 제주도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 열린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취소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제주도는 히 "우 지사는 영결식 전날인 15일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위로하는 등 예우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 지사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도지사에 당선된 바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기 전에는 민주자유당과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을 거치는 등 여러 차례 당적을 옮겨 '철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4년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당선이 무효돼 지사직을 잃었고, 2006년에는 성희롱 혐의로 손해배상 1000만원의 판결이 확정되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