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전역서 성폭력 추방 시위

갱단원, 소녀 성폭행 후 페이스북에 올려 파문

오클랜드와 웰링턴 등 뉴질랜드 주요도시에서 16일 수 천명이 참여한 성폭력 추방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자들은 이날 뉴질랜드 전역에서 성폭력 문화를 규탄하는 동시다발적인 집회를 열고 성폭력 위기 센터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성폭력 예방에 초점을 맞춘 교육 프로그램 신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지원 등을 촉구했다.


이날 시위는 올해 17세와 18세로 알려진 '로스트 버스터스'라는 오클랜드 서부 지역 갱단 단원 2명이 술에 취한 미성년 소녀들과 성관계를 가진 뒤 페이스북에 이를 자랑하는 글을 올려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 2년 전 13세 소녀로부터 공식적인 고발이 들어왔으나 형사처벌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했다고 밝혀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클랜드 도심에서 열린 시위에서 배우 샘 번컬은 성폭력 예방 교육기구와 자신이 함께 추진하는 일이 있어 시위에 나왔다며 이번 사건은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동당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시어러 의원은 시위는 뉴질랜드 사회에 스며든 이런 종류의 문화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라며 "나는 오늘 아내, 딸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다. 나는 지난 몇 주 동안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웰링턴 시위에서 조지나 베이어 전 노동당 의원은 "나 자신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오늘 관련자들의 인권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 웰링턴 성적 학대 지원 재단의 안드레아 크레이튼은 뉴질랜드 내 성폭력 문화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이번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형사처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이날 시위가 오클랜드, 웰링턴, 해밀턴, 크라이스트처치, 넬슨, 파머스톤노스, 더니든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며 시위 주동자들은 2천여 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의 주동자 중 한 명인 학부모 제시 흄은 로스트 버스터스 사건과 관련해 총리에게 행동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10만여 명이 청원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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