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은 포스코라는 조직을 위해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미 굳히고 적절한 시기만 고르고 있었다”는 것이 포스코 관계자의 말이다.
정준양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포스코 문제는 이제 2막에 접어들게 됐다. 포스코의 차기 회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에서 CEO후보가 될 사내이사 후보 1인을 주총에 추천하고,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포스코 사외이사는 현재 6명으로, 이영선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 등이다.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내년 3월 14일 주총이 열리기 최소 2주 전까지 CEO 후보가 될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내년 2월 말까지는 후보가 정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압박과 이에 대한 정 회장의 버티기가 그동안의 경과 과정이라면 앞으로는 누구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느냐를 둘러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CEO 후보를 기존 사내이사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고,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를 천거할 수도 있는 만큼, 차기 회장직은 내외부 인사 모두에게 열려 있다.
현 단계에서는 10여명의 내외부 인사들이 거론된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된 이후 외부 인사가 회장직에 오른 적이 없는 만큼, 내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으나, 오히려 포스코의 근원적인 변신을 위해 외부 인사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무게 있는 외부 인사들로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진념 전 부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원길 국민희망서울포럼 상임고문 등이 꼽힌다.
지난 88년부터 93년까지 포스코에서 근무했던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하마평에 오르는 외부인사이다.
내부 인사로는 등기이사인 박기홍 김준식 포스코 사장,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박기홍 사장은 산업연구원 부원장 출신으로 경영전략실장, 전략기획총괄장을 거쳐 현재 기획재무부문장과 동반성장위원을 맡고 있고, 김준식 사장은 광양제철소 제강부장, 광양제철소장, 스테인리스사업부문장을 거쳐 성장투자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은 포스코 기획재무부문장 등을 거쳐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후에는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과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