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나 취업을 앞두고 지우고 싶은 과거의 인터넷 게시물을 대신 삭제해주는 업체들이 '입시 분야'에도 손을 뻗은 것인데, 요즘 추세가 반영된 발 빠른 행보라는 반응과 함께 입시특수를 노린 상술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 인터넷 기록 삭제 대행업체는 수능 이후부터 수험생을 대상으로 '반값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수험생은 50% 할인된 가격에 '과거'를 지워주겠다는 것.
무심코 올렸던 사진과 글을 포함해 본인에 대한 악성댓글과 부정적 게시물 등을 포털사이트에 의뢰해 삭제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숨겨준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입시 준비를 전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대학교수들도 면접을 앞두고 해당 수험생의 과거 행적 등을 조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체 측의 주장이다.
이 업체는 "온라인 평판은 대학생활, 취업, 진급, 결혼 등 일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불리한 정보는 지워주고 반대로 긍정적인 내용은 더 눈에 잘 띄게 할 수 있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하지만 '반값'임에도 가격은 만만치가 않다. 할인된 비용이 200만 원대를 훌쩍 넘는다. '과거'에 따라 최고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 수도 있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수험생은 "요즘 입시가 1점도 안 되는 차이로도 붙고 떨어지다 보니 '혹시나'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비용에도 해당 업체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학과 일선 학교 진학상담 교사들은 대체로 마뜩잖은 반응이다.
한 대학 입학담당 관계자는 "학교당 수만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온라인 기록까지 살펴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진학상담 교사 역시 "학생들이 부담하기에는 고액인데다 입시에 꼭 필요한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정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