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족하다면서 5000억대 땅 '놀리는' 서울시

서울시가 5000억원에 달하는 토지를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아예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세수 부족으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남재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매입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시유지는 모두 9만1383㎡, 매입 금액으로는 4646억여원에 달했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외국인 학교 부지는 1106억원이나 주고 매입했지만 영어권 학교 공급 초과 문제로 학교 설립이 중단됐다.

또 102억원에 매입한 강서구 시내버스 차고지는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차고지는 들어서지도 못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5억원을 들여 추진한 성북구 길음동 동북2권 거점 도서관 건립은 사업 취소로 나대지 상태로 남아있다.

128억원에 매입했던 종로구 가회동 백인제 가옥은 서울시장 공관 계획이 무산되면서 아직 뚜렷한 활용 계획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상황에서 마포구 공덕동 한국산업인력공단(1622억원)과 동대문구 회기동 한국농촌경제연구원(432억원), 강서구 등촌동 한국정보화진흥원청사(409억원) 등을 3~5년 분납 방식으로 매입했다.

2014년~2015년 소유권이 서울시로 이전될 이들 부지는 모두 ‘미래 행정수요 대비용’으로 매입됐다.

구체적인 활용 계획 없이 일단 ‘나중에 쓰겠다’며 부동산을 사들인 셈이다.

동작구 대방동 미군기지 이전 부지 역시 분납 방식으로 620억원에 사들였지만 활용 방안은 여전히 ‘모색중’이다.

여기에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는 시유지는 모두 206건, 1만2851㎡로 금액으로 401억여원으로 집계됐다.

미사용 시유지 대부분이 대지임에도 불구하고 자투리땅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버려져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의 시유지가 명확한 계획도 없이 방치되면서 재정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재경 의원은 "매입한 뒤 그냥 방치하고 있는 시유지가 상당수여서 혈세 낭비는 물론 자칫 그 토지에 대해 환매권을 주장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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