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한미일 협력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종합)

한일협력위총회 '깜짝' 참석…'한중 밀착'에 견제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라며 "현재 동아시아 정세를 생각하면 일한 및 일미한 3개국의 긴밀한 협력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한·일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도 대국적인 관점에서 협력을 강화해 중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은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밀월'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한중관계 강화에 대해 견제의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이어 "한일 양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로 1965년 양국 국교정상화 이후 여러 과제를 넘어 관계를 강화해왔다"며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13일 이병기 주일대사, 14일 한일협력위원회 한국 측 대표단을 각각 만난데 이어 사흘 연속으로 한국 측 인사를 만나거나 한국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양국 정권교체 이후 한차례도 열리지 못하고 있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협력위원회 한국 측 회장 대행인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베 총리의 참석에 대해 "한일협력위원회(1969년 설립)의 합동총회 개막식에 국가정상이 직접 참석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일협력위의 일본 측 신임 회장을 맡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이날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일본 내각의 1,2인자가 모두 자리했다. 아소 부총리는 "앞으로도 한일 양국은 아시아와 동북아에서 가치관을 공유해가며 나아가야 한다"며 "양국 사이에 곤란한 문제들이 있을수록 대화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측 대표 대행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또 "한일간에는 세계 여러나라가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갈등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총회가 한일 두 나라 사이에 놓여있는 얼음을 깨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측 국회의원단을 대표해 발언한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두 나라 국민이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노력과 교류를 활발히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상처를 피하기보다는 같이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를 같이할 분야를 개척한다면 당면한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69년 발족한 한일협력위원회는 양국의 국회의원, 재계 인사, 문화계 인사 등이 참여해 양국간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는 기구로, 논의 결과를 각국 정부에 제언하는 역할도 한다.

당초 지난 5월 도쿄에서 합동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 관련 문제 발언 등으로 양국관계가 급격히 악화하자 회의를 미뤘다가 다시 일정을 잡았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한일협력위원회의 일본 측 초대회장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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