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 구단의 우선 협상 기한을 이틀 남긴 14일까지 둘은 각각 KIA, SK와 교감을 이루지 못했다. 이용규는 KIA의 다소 소극적인 태도에 서운함을 드러냈고, 정근우 역시 13일 SK와 두 번째 만남에서도 입장 차를 확인했다.
둘 모두 협상의 기술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원 소속 구단에 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시장에서 주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인 데다 리그 정상급 1번 타자로 가치가 높은 까닭이다.
특히 그 배경에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큰 손 한화가 버티고 있다. 한화는 100억 원 이상 엄청난 자금을 쌓아놓고 FA 2명을 영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시즌 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던 한화는 올해 신생팀 NC에도 밀리며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내고 받는 이적료 280억여 원을 한푼도 쓰지 않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때문에 올해만큼은 다르다며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이용규와 정근우 모두 한화가 필요로 하는 자원들이다. 톱타자와 수준급 내야수 부재로 고전했던 한화로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한 구단 단장은 "시장에서는 한화가 둘을 모두 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 접촉 금지 조항이 있지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교감은 이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강민호(롯데)를 놓친 한화는 FA 대어 중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좌완 선발 장원삼은 사실상 최고 부자구단 삼성이 눌러앉힐 공산이 높다. 그렇다면 올 시즌 FA시장 4인방 중 남은 선수는 이용규와 정근우다.
두산에서 FA로 풀린 이종욱(33) 역시 국가대표 리드오프지만 30살을 넘긴 나이가 부담이다. 그러나 이용규가 다른 팀으로 간다면 한화가 고려할 만한 카드다. 반대로 만약 한화가 정근우를 놓친다면 역시 두산 FA 손시헌(33)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용규와 정근우, 대표급 테이블 세터들과 원 소속 구단의 협상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이제 시간은 2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