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보스턴 연방지법은 14일(현지시간) 살인과 돈세탁, 무기밀매 혐의로 기소된 벌저에게 두 차례 연속 종신형에 징역 5년형을 추가 선고했다.
벌저는 1970∼80년대 살인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당국에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1994년 보스턴을 떠나 무려 16년 이상을 숨어 지내다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에서 체포됐다.
벌저는 8월 열린 배심원 평결에서는 살인 11건을 포함한 31건의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됐다.
당초 벌저가 받은 살인 혐의는 모두 19건이었지만 7건은 무혐의 처분됐고, 나머지 1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벌저는 자신이 FBI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아 왔지만 당국의 문서에는 벌저와 FBI 요원들 간 관계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는 모두 72명의 증인이 출석해 벌저의 끔찍한 범죄 행각을 증언했다.
그 가운데에는 살해당한 피해자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려고 시신에서 이빨을 모두 뽑아냈다거나 조직원의 여자친구를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이유로 목 졸라 살해한 내용 등도 포함됐다.
데니즈 캐스퍼 판사는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범죄 행각이라며 듣기에도 보기에도 괴로운 인간적 고통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검찰 측은 그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말했다.
벌저의 삶과 범죄행각은 잭 니콜슨이 주연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디파티드'(2006년) 제작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벌저는 법원 선고가 내려진 뒤 "판결을 이해하느냐"는 물음에 짧게 "예"라고 대답했지만 재판의 불공정성을 문제삼아 항소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