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종차별금지법 처벌완화 추진 논란

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인종차별금지법상의 처벌 조항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조지 브랜디스 법무장관은 최근 인종차별금지법상 규정된 인종차별적 비방 또는 욕설에 대한 처벌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자유당 정부가 집권 후 처음으로 추진하는 법 개정안이 될 전망이다.

브랜디스 장관은 인종차별적 욕설이나 비방을 범법으로 규정한 인종차별금지법 제18조 C항을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디스 장관은 "이번 법 개정 추진이 정부가 인종차별적 행동을 용인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사표현의 자유를 불법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랜디스 장관의 언급은 지금도 호주 주요 도시에서 유색인종을 겨냥한 인종차별 사건이 빈발하고 있고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등지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인종차별금지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시드니 본다이 지역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범죄의 피해자였던 유대인 공동체를 비롯한 소수인종 커뮤니티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호주의 유대인 커뮤니티 지도자인 페터 베르트하임은 "정부가 인종차별금지법을 완화하면 인종차별 범죄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뜻대로 법 개정을 하지 못하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조부모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호주로 이민온 유대계이자 전 법무장관인 마크 드레퓌스 노동당 의원은 "인종차별금지법상 규정된 조항은 증오발언의 극단적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법 개정 추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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