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난 3개월간 핵 농축시설 확충 중단"< IAEA>(종합)

美국무 "이란 동결자산 일부 해제 검토 중"

이란이 지난 3개월 동안 핵 농축시설의 확충을 중단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란이 오는 20일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의 핵협상을 앞두고 '신뢰구축'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IAEA는 이날 분기 보고서를 통해 그간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4대만 새로 설치됐고 포르도 핵시설은 원심분리기를 추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또 신형 IR-2M 원심분리기 가동을 시작하지 않았으며, 중부 아라크 지역에 건설한 원자로에 '주요 장치'를 새로 설치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축작업 속도가 빠른 IR-2M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이란은 핵폭탄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IR-2M 원심분리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라크의 원자로(IR-40)도 12~18개월 정도 가동하면 핵무기 1기 제조용 우라늄의 대체재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어 각국의 우려를 사왔다.

이번 IAEA 보고서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8월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이란과 P5+1 간 핵협상을 목전에 두고 나왔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에 대해 이스라엘은 불만을 나타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은 이미 핵무기 생산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프로그램 확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번 IAEA 보고서에 실망했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협상 활성화를 위해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미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동결 자산 가운데 '아주 작은 일부'(tiny portion)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금융제재가 시작된 이래 미국이 직접적으로 동결 해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의 국외 동결 자산은 약 450억 달러에 달한다.

케리 장관은 그럼에도 "현 제재의 95% 또는 그 이상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시기를 늦추고자 미국 의회와 조율 중인 그는 "이란과의 그 어떤 협상도 '빈틈없이'(failsafe) 진행될 것이며 이란 정부가 핵무기 생산력을 갖추지 못할 것임을 보장한다"면서 정부에 시간을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최근 케리 장관과 각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사흘간의 이란 핵협상은 아무런 성과 없이 지난 10일 끝났다.

한편 워싱턴DC 소재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피터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13일 미 일간지 보스턴헤럴드 기고문에서 P5+1이 내놓은 이란 핵협상안이 포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안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외 그 대체재인 플루토늄 생산에 대한 제재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이는 북한 핵협상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