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옌, 미군 필리핀 순환배치 협상에 도움될까

필리핀에 큰 상처를 남긴 태풍 하이옌이 미군의 필리핀 순환 배치 확대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군이 항공모함까지 동원, 적극적으로 구호 활동에 참가하는 모습이 필리핀 국민의 환심을 사 주권 침해 비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필리핀은 이달 초까지 미군의 필리핀 순환 배치 확대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거듭했다.

중국을 함께 견제하자는 취지에는 양측 모두 공감했지만 더 많은 기지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하려는 미국과, 주권 침해 논란을 의식해 확대 범위를 일정 선에서 제한하려는 필리핀의 입장이 상충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군의 필리핀 구호 활동은 미군에 대한 필리핀 국민의 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군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과 수송기 10여대 등을 대거 파견해 식수, 식량 등 구호물자를 나르는 등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북일리노이대 마이클 뷸러 교수는 "우리는 미군의 친근한 면을 보고 있다"며 "이는 순환 배치 미군의 규모 증가 협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활동은 미군이 전통적인 동맹일 뿐 아니라 비전통적 안보 위기에서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미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상황이 두드러지는 것을 조심하는 분위기다.

뷸러 교수는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매우 조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군은 과거 마닐라 북부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에 수만명까지 주둔했으나 지난 1991년 군사기지 사용 연장안이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철수했다.

현행 필리핀 헌법은 외국 군대의 상시적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필리핀 남부 지역에는 미군 특수부대 600여명이 순환 배치 형식으로 주둔, 이슬람 반군과 대치하는 필리핀 정부군을 상대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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