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는 옛말"… 하극상 되물림 조폭들

선배 아킬레스건 절단했던 조폭, 후배들에게 맞아 두개골 함몰

지난 2010년 5월, 충남 태안의 폭력조직인 A파는 한창 조직을 키우는 과정에 있었다.

신진 조폭들이 대거 조직에 영입됐고 세력을 넓혀나갔다.

하지만 평생 끈끈할 것만 같았던 이들의 의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쉽게 깨져버렸다.

조직 내 기존 세력들과 신진 세력들 간 보이지 않는 세력 다툼으로 이들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들 가운데 B(33) 씨 등 몇몇 후배 조직원들은 새롭게 영입된 선배 조직원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고 선배 조직원 집에 흉기와 둔기를 들고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이들은 잠을 자고 있던 선배 조직원 C(36) 씨의 양 쪽 발목 아킬레스건을 흉기로 절단하고 다른 선배 조직원들을 둔기 등으로 집단 폭행했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그렇게 조직을 장악한 후배 조직원 29명은 B 씨를 새롭게 두목으로 추대했다.


또 나이와 기수 별로 서열을 정하고 행동강령을 만들어 조직을 추스른 뒤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고 보험사기를 저지르면서 수천만 원의 자금을 마련해 조직 활동을 이어나갔다.

또 차량에 각종 흉기와 둔기를 싣고 다니며 지역 주민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조직 내 평화는 그렇게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이들 사이는 또 다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선배 조직원의 아킬레스건을 절단하는 데 동참했던 D(33) 씨가 후배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속칭 줄빠따를 때렸고 이에 앙심을 품은 후배 5명이 D 씨를 찾아간 것이다.

후배들은 D 씨를 집단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D 씨는 두개골이 함몰됐다.

선배들에게 저질렀던 하극상이 본인에게 그대로 되물림된 셈.

경찰은 지역에서 조직폭력 내 세력 다툼이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B 씨 등 29명을 붙잡았다.

충남 서산경찰서는 14일 조직원간 세력 다툼 과정에서 동료 조직원을 폭행하고 보험사기와 불법 게임장을 운영한 태안지역 조폭 B 씨 등 29명을 폭력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붙잡아 4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붙잡은 29명 가운데 18명은 실제로 경찰의 관리대상 조폭이었다"며 "주민 불안을 조성하는 조폭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뿌리뽑기식 강력 단속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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