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구부림과 접힘 가능한 배터리 개발

입을 수 있는 전지의 적용사례와 전지의 구성도. (a)의복과 손목시계에 적용된 사례. (b)섬유전지가 적용된 손목시계. (c)입을 수 있는 섬유전지. (d)섬유전지의 단면도.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4일 EEWS 대학원 최장욱 교수가 같은 과 이정용 교수, 기계공학과 김택수와 공동으로 구부리거나 접어도 안전하게 작동하고, 태양광 충전까지 가능한 신개념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원천기술은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 기술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할 경우 한 겨울에도 입으면 땀이 나는 옷도 개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폴리에스터 섬유에 니켈을 도금한 뒤 이차전지의 양극에 리튬인산철산화물을, 음극에는 리튬티타늄산화물을 얇게 발라 유연한 집전체를 개발했다.

알루미늄과 구리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배터리 집전체는 몇 번만 접어도 부러졌지만, 이번에 개발된 집전체는 섬유의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어 구부림과 접힘, 구겨짐 등이 모두 가능하다.


특히 집전체 골격으로 쓰인 3차원 섬유구조는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힘을 분산시킴으로써 전극물질의 유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지의 구동을 원활하게 해 5천여 차례 이상 접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현재는 2V의 전압과 85mAh의 용량을 나타냈으며, 이는 추가적인 최적화 과정을 통해 맞춤형 디자인을 할 수 있어 다양한 웨어러블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더욱이 이번 배터리 제조기술은 현재의 양산 제조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생산라인의 재투자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에 유기태양전지 기술을 적용해 옷처럼 입고 구김이 가는 상태에서도 태양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했다.

KAIST 최장욱 교수는 "지금까지 입는 전자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이었던 입는 배터리의 실마리를 풀어 미래 이차전지 분야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이라며 "기존 이차전지 기업들과 협력해 상용화하면, 다양한 소형 모바일 전자기기를 입고 다니는 새로운 IT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11월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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