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열린 애플과 삼성전자간 특허침해 손해배상 재산정 공판은 그야말로 치열한 '창과 방패'의 충돌이었다.
1년 3개월만에 재개된 공판의 모두진술에서 원고 애플은 창업자인 잡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아이폰의 혁신성'을 강조했고, 피고 삼성은 소비자의 선택을 무기로 내세우며 배심원 설득에 나섰다.
먼저 발표한 애플 측 변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배심원들에게 "2007년 1월 9일 여러분들은 어디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모두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애플 최고경영자(CEO)였던 잡스가 과거 아이폰을 처음 발표하는 화면을 보여 주면서 배심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이폰의 혁신성을 강조하고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사실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맥엘히니는 삼성전자의 내부 문건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아이폰을 의도적으로 모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 측은 우리의 발명이 '사소한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삼성 측이 '디자인의 위기'를 맞았을 때 스스로 했던 말과는 전혀 다르다"고 역설했다.
그는 "삼성이 애플에 끼친 손해를 온전히 배상하도록 하는 평결을 내려 주기 바란다"라는 말로 원고측 모두진술을 마쳤다.
이어 등장한 삼성전자 측 변호인 빌 프라이스는 "애플이 받을 자격이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은 인정하되 손해배상액 산정은 여러 정황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프라이스는 손해배상액은 5천270만 달러가 적당하다며 "이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한 이유는 가격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여러 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애플이 잃어버린 이득을 아예 '0달러'로 산정했다.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비용 등을 감안해야 하며, 또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해 제품을 생산하지 않았다면 고객들이 애플 제품을 샀을 것'이라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번 공판에서 다루는 5개 특허를 삼성이 침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고 깨끗하게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