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독살 의혹' 前대통령 사망원인 규명 착수

시신 발굴 마쳐…국내외 법의학 전문가 분석 참여

브라질 사법당국이 '독살 의혹'이 제기된 전직 대통령의 사망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남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州) 상 보르자 시에 있는 자르징 다 파스 묘역에서 조앙 고울라르 전 대통령(1919∼1976년) 시신 발굴 작업이 벌어졌다.

이 작업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쿠바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법 당국 관계자는 시신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신 발굴이 이뤄지는 동안 묘역 근처에서는 군사독재를 비난하고 인권탄압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고울라르 전 대통령의 시신은 공군 특별기를 이용해 수도 브라질리아로 옮겨지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정부 각료들과 함께 전직 국가원수의 예우를 갖춰 시신을 맞을 예정이다.

당국은 브라질리아에서 시신에 대한 1차 분석을 하고 나서 샘플을 다른 나라의 연구소로 보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 흔히 '장고'(Jango)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좌파 성향의 고울라르 전 대통령은 1964년 3월31일 발생한 군사 쿠데타로 실각했다. 고울라르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1976년 12월6일 사망했고, 시신은 고향인 상 보르자에 묻혔다.

당시 고울라르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직 우루과이 정보기관 요원이 독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이후 고울라르의 유족은 사망 원인 규명을 요청했고, 사법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 5월 초 시신 발굴을 결정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쿠데타를 기점으로 1985년까지 21년간 군사독재가 계속됐다. 1979년 사면법이 제정되는 바람에 군사정권의 인권탄압 연루자들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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