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프랑스 사회에서 인종 차별에 대한 금기가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등에 따르면 극우파 주간지인 '미닛'(Minute)은 흑인 여성인 크리스티안 토비라 프랑스 법무부 장관을 이번 주 표지 모델로 실으면서 장관을 원숭이와 비교했다.
이 잡지는 토비라 장관 사진 옆에 '원숭이처럼 교활한, 토비라가 바나나를 다시 찾았다'라는 표제를 붙이면서 흑인을 비하했다.
이에 대해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면서 "법적으로 잡지 배포를 중지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반대단체인 'SOS 라시즘'도 "잡지사를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집권 사회당 제1 서기인 아를렘 데지르는 "경찰이 이 잡지를 압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발레리 푸르네롱 체육부 장관도 "용납할 수 없으며 구역질 나는 발언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토비라 장관에 대한 인종 차별 발언은 이번을 포함해 최근 한 달 사이에 세차례나 반복됐다.
지난달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지방선거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비라 장관과 침팬지 사진을 나란히 올려놓고는 "토비라를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나뭇가지 사이에서 보고 싶다"고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이어 지난달 말 반 토비라, 반 동성결혼 시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토비라 장관에게 "원숭이야 네 바나나나 먹으라"라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것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토비라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올해 동성 결혼 합법화에 앞장서 보수층으로부터 미움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인종 차별에 대해 토비라 장관은 이달 초 리베라시옹지와 인터뷰에서 "공개적인 토론장소에서 명백한 인종차별 언어의 사용을 꺼렸던 사회적 금기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높아지는 인종주의의 물결이 사회 통합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토비라 장관에 대한 인종 차별이 도를 넘으면서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인종주의가 프랑스에서 용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프랑스 이웃나라인 이탈리아에서도 첫 흑인 여성장관인 세실 키엥게 국민통합부 장관이 우파정당으로부터 오랑우탄과 비교당하는 등 극우세력의 흑인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