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백양로 반대' 농성천막 기습 철거

13일 새벽 연세대학교가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농성천막을 기습철거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연세대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날 새벽 3시쯤 서울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 설치된 '연세대 캠퍼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연사모)' 천막을 철거하고 공사 강행을 위한 펜스를 쳤다.


백양로 프로젝트는 백양로 지하에 차량통행로와 주차장을, 지상에는 녹지와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900여억 원이 투입된다. 오는 2015년 완공 예정이다.

백양로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연사모는 "이 사업이 백양로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무시한 채 졸속추진되고 있다"며 지난 9월 초부터 천막을 치고 시위를 벌여왔다.

갈등이 계속되자 교수·교직원·학생·동문·학교 측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가 꾸려졌지만 4차례 협의 끝에 지난달 말 결렬됐다.

이후 추가 공청회를 제안한 교수평의회의 의견에 따라 오는 21일 학교 측 사업안과 연사모의 대안을 놓고 추가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교수평의회와 연사모 측은 공청회 다음날인 이달 22일부터 5일 동안 교수들을 상대로 투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추가 공청회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뤄오다가 이날 공사를 강행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막대한 공사지연금으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교수 대표를 제외한 협의회 구성원들이 학교 측의 사업계획을 존중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공사를 재개하기로 최근 교무위원회에서 결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사모 관계자는 "학교 측이 단 한 그루 남았던 은행나무를 파내고 펜스를 친 뒤 이를 막는 학생들에게 '본분을 잘 지키라'며 협박했다"면서 "정부의 비상시 행정대집행도 절차를 무시하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는데 대학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연사모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공청회 참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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