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속삭일 때'…만델라 손녀 자서전 출간

마약ㆍ알코올 중독 졸레카, 살아온 얘기 진솔 고백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손녀 졸레카 만델라(33)가 12일(현지시간) 자서전 성격의 책을 펴냈다.

'희망이 속삭일 때'(When Hope Whispers)라는 제목의 책에서 그녀는 백인 소수정권에 맞서 싸운 가족 얘기와 더불어 알코올과 마약 중독으로 인한 고통, 두 자녀를 잃은 슬픔, 유방암 투병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졸레카의 책은 95세인 만델라가 한때 위독했으나 안정을 되찾아 지난 9월 퇴원, 요하네스버그의 자택에서 계속 치료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졸레카는 "할아버지로 부터 배운 것은 누구나 자신의 시련에도 불구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줄수 있는 힘을 항상 갖고 있다는 것이며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얘기가 항암치료를 받는 여성, 희망을 찾는 알코올ㆍ마약 중독자들, 자녀를 잃은 슬픔으로 고통받는 부모에게 위로와 격려를 줄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책에서 밝힌 졸레카의 유년 시절은 '만델라'가문의 일원답게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책의 서두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격렬한 투쟁에 참여한 모친에 관한 얘기로 시작된다.

"1980년 4월 9일 내가 태어났을 때 엄마(진드지 만델라)는 정확히 38초만에 AK-47 소총을 분해 조립할줄 알았어요. 그때 엄마는 20세였고 게릴라 전술훈련을 받아 반정부 무장세력의 정예 요원이 됐습니다."

졸레카가 한 살도 되기 전에 할머니(위니 만델라)는 만델라가 손녀딸을 볼수 있도록 그가 복역하고 있는 로벤 섬으로 몰래 졸레카를 데려갔다.

10대 반항기에 접어들어서는 알코올과 마약에 손을 댔다.

브래지어에 마약을 숨겼고 마리화나를 피웠으며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어두운 과거를 공개했다.

결혼 후에도 그녀의 삶은 순탄치않았다. 2010년 6월 13살인 딸 제나니가 월드컵 개막 축하공연에서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딸아이가 죽기 전 열흘간 나는 딸을 못봤어요. 마약때문이었습니다. 이 일은 평생 나를 괴롭힐거예요. 그후 마약을 멀리했지만 떠난 아이는 다시 돌아올수 없어요."

2011년에는 조산한 아들을 잃는 슬픔도 따랐다. 졸레카에게는 열살짜리 아들(즈웨라미) 한 명이 있다.

마약, 알코올 중독은 성공적인 치료를 거쳐 지금은 정상이다.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받은 그녀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나와 아이들을 연결해준 유방을 잃어버린 것이었다"고 말했다.

금년 초 항암치료를 끝낸 그녀는 암 투병 환자를 격려하기 위한 동영상을 만들 계획이다.

졸레카는 자신의 삶에 대해 "나의 유년시절은 정상적이지 않고 편안하지도 않았습니다. 시련과 역경이이어졌지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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