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에 대한 오해 어느 정도 풀렸나?

WCC 제10차 총회 개막예배에서 WCC 울라프 총무(오른쪽 끝)가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고 있는 물을 옮기고 있는 모습.(사진=WCC)
이번 WCC 제10차 부산 총회를 통해 WCC에 대한 오해는 어느 정도 풀렸을까?

예상했던대로 WCC 총회 개막 하루 전날인 10월 29일 총회 장소인 부산 벡스코 주변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의 주관으로 WCC 반대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참석인원은 주최측 추산 5천여명 경찰 추산 3천여명.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총회 기간 내내 벡스코 주변에서는 1인 시위를 비롯해 크고 작은 WCC 반대 집회들이 계속됐는데 심지어 새벽 2시에도 확성기를 동원한 차량 시위가 이어졌다.

집회나 1인 시위에서는 'WCC는 사탄' '지옥에나 가라' '독사의 자식들'과 같은 자극적인 구호들이 난무해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

결국 마지막 폐회예배 시간엔 남자 1명이 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뒤 설교 단상으로 난입해 예배를 방해하는 소동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위나 헤프닝에 대해 WCC 총회 참석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WCC를 반대하는 시위는 총회 장소 주변에서 늘 있어왔기 때문에 익숙한(familiar)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일은 결국 WCC를 잘 알지 못해 빚어진 오해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총회 기간 동안 기자회견을 가진 월터 알트만(WCC 중앙위원회 전 의장)은 한국교회의 WCC 반대 시위(특히 WCC가 동성애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한 외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WCC가 무엇인지 잘못 오해하고 있다. WCC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어떤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WCC는 전 세계 단일교회(super church)를 지향하거나 어떤 교회를 대신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WCC 총회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어떨까?

이번 WCC 총회에 참석했던 교인들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면서 "특히 기도회와 예배에 참석하게 되면서 WCC에 대한 오해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WCC 총회 기간 중 아침 기도회 시간에 만난 이남이 권사(부산 산성교회)는 "(WCC를 반대하는) 그분들도 예배를 드렸으면 마음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분들 완전히 정말 알지도 못하고 너무 편협된 생각을 갖고 있더라구요."

안미란 집사(부산 산성교회)도 "저도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더니 WCC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더 많이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해야겠다 싶어 참석하게 됐는데 WCC는 결코 이상한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WCC 10차 총회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WCC 신앙을 현장에서 배우고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한국교회 수많은 교파와 교단들이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나와 다름을 인정해 주는 성숙한 신앙 태도를 가질 때 WCC 총회는 더욱 값진 결과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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