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성장세로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선 스위스와의 역대전적은 1경기뿐이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나 0-2로 분패했던 바로 그 경기다. 당시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스위스전 승리가 필요했지만 전반 23분 필립 센데로스, 후반 32분 알렉산더 프라이가 연속 골을 넣었다.
스위스의 승리에 쐐기를 박은 프라이의 골이 오프사이드 논란이 불거지며 이 경기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주심은 물론, 스위스는 전국민의 뇌리에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창립 80주년 기념 경기인 이번 스위스와의 경기 캐치프레이즈를 ‘7년전 그날의 패배는 잊어라’로 지었을 정도다.
하지만 2013년 11월 현재 축구대표팀에는 당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홍명보 감독이 당시 코칭스태프로 월드컵에 참여했던 것을 제외하면 선수들은 모두가 당시에는 국가대표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가 최근 수년간 이청용(25.볼턴)과 손흥민(21.레버쿠젠) 등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당시 패배를 경험한 이들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7년만의 스위스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서 특별히 ‘복수’라는 의미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홍 감독 역시 스위스와의 경기에 지난 패배의 복수보다는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홍 감독은 “나는 런던올림픽 때 이겨봤는데 선수들은 팬들을 위해, 선배들을 위해 복수를 해주면 좋겠다”고 넌지시 승리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스위스가 유럽 최고 수준의 강 팀이지만 ‘홍명보호’ 역시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만큼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