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후로 4년, 1단계 사업대상지 곳곳에서는 당초 목표와 달리 환경오염과 예산낭비, 사업계획 부실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CBS는 5차례에 걸쳐 '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의 허와 실을 집중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청계천+20 프로젝트 대해부' 연속보도를 마련하고 있다. 세 번째 순서는 '청계천 복제, 사업계획 부실논란'이란 제목으로 청계천+20 프로젝트 대상지 선정의 문제점을 진단한다.[편집자주]
< 싣는 순서 >
① '생태복원 역행'하는 청계천+20프로젝트
② 인공하천으로 흐르는 돈
③ 청계천 복제 '사업계획 부실 논란'
④ 청계천+20,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⑤ 제2의 4대강 전락 막으려면
상인들은 전통시장 이용자들의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복개하천을 걷어 낼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사업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같은 반대 기류에는 제천시가 사업을 계획하면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제천시 내토시장 김정문 상인회장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단 한번도 상인들을 상대로 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고 주민설명회 역시 찬성 측 인사들만 토론자로 배치하는 등 사업 속도를 높이는데만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자체 예산 조달계획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사업을 반납한 사례도 속출했다. 대전 중구는 청계천+20 프로젝트에 선정된 대사천 복원사업 과정에서 1백억원에 달하는 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다.
대전시 중구 관계자는 "구 자체 재정 상태로는 특정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조달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단체들은 사업 선정 당시 청계천 후광효과에만 매몰돼 주먹구구식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환경부는 면밀한 타당성 검토없이 사업대상지를 선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제천 환경운동연합 김진우 사무국장은 "복개하천을 다시 복원한다는 자체는 의미있을 수 있지만 그 의미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갈등을 예측해야 하는데 계획 단계에서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도시계획)는 "자치단체장들이 면밀한 검토없이 사업을 받아들이는 것은 일명 청계천 효과로 부르는 정치적 효과에만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종합적 계획없이 단기적인 목표 달성만 생각해 만들어 놓는 인공하천은 누워있는 분수대이자 조경시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