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타클로반 공항, 탈출 주민들로 '아수라장'

임시 항공편 운항 시작…피해지역 열대성 저기압 또 접근

"지옥 같은 이곳에서 벗어만 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작정입니다."

필리핀 중동부 레이테 주 타클로반시에 있는 타클로반 공항. 최악의 '슈퍼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지 나흘째인 12일 타클로반 공항은 '폐허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는 비행기 표를 구하기 위한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부터 필리핀항공이 재난 주민 응급 철수를 위해 하루 2편의 임시편 항공기를 운항하면서 '탈출'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겼지만,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좌석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상황이다.

한국 외교부도 한국인 교민 소재 파악과 철수 지원에 나섰다.


외교부가 마련한 하이옌 피해대책상황실의 황성운 실장은 "연락이 끊긴 한국인 교민에 대해서는 주소지를 직접 방문해 피해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철수를 희망하는 교민에 대해서는 항공편을 확보해 최대한 철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도 현지에서 외교부 응급대응팀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1만여 명의 사망, 실종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타클로반 일대는 이날 열대성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엎친데 덮치는'격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대성 저기압인 '소라이다'는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께 하이옌 피해지역에서 430여km 떨어진 카라가에 상륙한 뒤 이동하고 있다.

필리핀 기상 당국은 소라이다의 경로가 남부 지역으로 치우칠 것으로 보이지만 경로가 유동적인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호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필리핀 당국은 효율적인 구호를 위해 현지의 치안 확보에 나섰다.

필리핀 재해대책본부의 레오 만드로넬은 "레이테 주와 사마르 지역은 현재 역대 최악의 긴급 재난 상황"이라면서 "구호물자가 부족하다 보니 약탈과 무질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전날 밤 국가재난사태를 선포, 레이테 주 일대에 대해 야간통행 을 금지하고 치안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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