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기공대사 왕린, 홍콩서 호화생활"

중국의 특권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의료행위 혐의 등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기공대사' 왕린(王林·61)이 홍콩에서 멀쩡하게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12일 전했다.

중국 재신망(財新網)은 왕린이 지난 7월 말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간 뒤 지난달 3천42만 홍콩 달러(약 42억원)를 들여 사들인 호화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비한 기공을 통해 5만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고 주장해온 왕린은 중국의 유명 정재계 인사 및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 7월 CCTV와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이 불법의료와 석연찮은 재산형성 과정, 권력자 비호 등의 의혹을 잇달아 제기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중국 언론은 왕린의 무면허 의료활동, 가짜 마오타이 매매 의혹 등을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희대의 사기행각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모으고 유명인들과 교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장시(江西)성에 있는 왕린의 별장이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에 지어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왕린과 친분을 가진 관료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권력유착설까지 불거졌다.

중국 공안 당국은 언론의 집중적인 의혹 제기에 수사를 개시했다고만 밝힌 뒤 불법의료행위, 이중결혼, 사기, 도박, 탈세, 횡령, 불법총기소지 등 왕린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 대한 어떤 조사 결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

재신망은 왕린이 홍콩 영주권을 가진 탓에 구체적인 혐의 입증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 측이 홍콩 당국에 체포와 신병 인도를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콩 입법회의 의원인 탕자화(湯家화<馬+華>) 변호사는 "중국과 홍콩 사이에는 인도협약이 없지만 중국이 범죄 조사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홍콩 당국이 합법적인 경로로 사건 관련 자료를 수집한 뒤 중국 측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국민적 관심을 끈 대형 사건 가운데 지방정부가 진상을 은폐하거나 처리를 지연하는 사례로 왕린 사건을 지목하면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는 장시성 위생·공안당국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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